[삼성 영업익, 14조의 그늘]사라지는 낙수효과…제 2 평택반도체 만들어야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삼성전자가 2분기 중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의 '메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이 같은 실적개선이 가계와 중소기업,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만 못하다. 대기업의 성장이 중소기업 성장을 유발하고 일자리창출로 가계소득을 증가시킨다는 낙수효과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10일 중소기업연구원의 '낙수효과에 관한 통계 분석이 주는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1% 증가하면 1차 협력업체의 매출액은 0.562% 증가했지만 이러한 효과는 2차(0.07%), 3차(0.005%)로 갈수록 줄어든다. 2014년 삼성전자는 138조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1차 협력사의 1503배에 이른다. 이 매출 차이는 1차ㆍ2차협력사(5.8배), 2차ㆍ협력사(1.5배) 등으로 갈수록 축소된다. 현대자동차도 매출액이 1% 증가하면 1차 협력 업체의 매출액은 0.43% 늘어나지만 2차(0.05%), 3차(0.004%)로 갈수록 증가율이 둔화된다.
-삼성 매출 1% 오르면 2, 3차 갈수록 매출 증가율 줄어
낙수효과가 줄어드는 것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자 경영 활동이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기업들이 영업활동으로 늘어난 현금유입을 투자보다는 차입금 상환 등 재무상황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상장사(유가증권시장) 상위 100대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유입 규모는 2014년 116조원에서 2015년 164조원, 2016년 171조원으로 계속 늘었다. 반면에 100대 기업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13년 약 146조원이던 현금 유출은 2014년 17%가량 감소한 121조8000억원으로 줄고 이후에도 120조원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기업이 투자를 늘려도 대부분 해외투자에 몰리고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2007년 231억달러(약 26조29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352억달러(약 40조900억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고용 없는 투자'가 고착화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2013년 기준 10억원의 재화를 산출할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고용자 수(취업유발계수)에서 대기업은 5.5명인 반면 중소기업은 9.7명으로 중소기업이 월등히 높다.
-낙수효과 줄었다고 대기업 규제해선 안돼
평택반도체는 낙수효과 대표적=전문가들은 저성장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고도성장 과정에서 '대기업 역할론'이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평가하면서도 대기업 정책이 규제중심으로 흘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와 조선의 경우 대기업의 성장은 협력기업의 성장과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낙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낙수 효과가 무용하다는 가설에 근거한 대기업 규제-중소기업 보호중심의 기업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결국 '파업 할까봐' 웨이퍼 보관함까지 밖으로 꺼...
재계에서는 기업의 과감한 의사결정과 고용ㆍ투자를 뒷받침해주는 환경이 조성되면 삼성전자의 평택반도체 공장과 같은 대기업 낙수 효과는 재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가동한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2년간의 공장건설 기간 건설현장에만 하루 평균 1만2000명이 투입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만 2021년까지 총 37조원을 국내에 투자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63조원, 고용유발효과는 44만명에 이른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매출 정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미국 금리 인상, 북핵 문제 등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자 기업들이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투자와 고용, 성장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경영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신산업을 발굴하는 투자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