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과 금융]2금융의 블루오션 미얀마…소액대출 집중공략
<7>새 먹거리 찾는 금융사들, 기회의 땅 미얀마 진출기
[양곤(미얀마)=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얀마 최대 상업도시 양곤에 위치한 BNK캐피탈 법인 본사는 매주 화·목요일이면 전통 의상 '룬지(긴 치마 형태)'를 입은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미 현장 실사를 거쳐 신용평가를 받은 덕에 고객들이 대출금을 받아 문을 나서기 까지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미얀마에만 소액대출(마이크로파이낸스) 지점 12개를 둔 BNK캐피탈의 영업 현장이다.
韓 마이크로파이낸스 11곳 진출
경제성장률 7~8%대로 높고 금융 인프라 거의 없어 기회
이자율 年30% 국내보다 높아…은행업 진출 과제 해결해야
국내 금융사들이 미얀마 금융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1년 미얀마 정부가 문호를 개방한 후 BNK캐피탈, 신한카드, IBK캐피탈, 우리카드 등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이들이 노리는 건 2금융권 중심의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이다.
미얀마에서는 외국기업의 금융업 진출 벽이 상당히 높다. 은행들의 진출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미얀마 지점을 갖고 있는 국내 은행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이에따라 우리 금융사들은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나상윤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법인장은 "미얀마 국민 대부분이 농업과 같은 1차 산업 종사자들로 고정적인 급여를 받지 못하다보니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의 필요성이 크다"며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을 벗어나려는 2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성장잠재력 큰 미얀마…이자율은 30% = 미얀마 양곤에 있는 마이크로파이낸스사는 총 170개다. 이 중 32개가 외국계, 그 중 11개가 한국계다. 여기에 미얀마 금융당국에는 마이크로파이낸스업 허가 신청을 한 국내 금융사들도 여럿 있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금융사들이 미얀마 시장에 주목하는 건 성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경제성장률이 7~8%대로 높다. 인도·중국 등 거대 시장과의 접근성도 좋다. 하지만 금융 인프라는 거의 갖춰지지 않아 노하우가 많은 국내 금융사들에게는 블루오션이다.
그렇다고 국내 금융사들이 현지 시장을 거저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얀마 맞춤형 영업방식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금융 인프라 부족으로 신용평가 정보가 없는 것은 물론 은행계좌가 없는 고객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원들이 고객 모집을 위해서는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시골 마을 까지 직접 찾아가 사람들을 모아놓고 대출 절차 등을 설명한다. 필요한 경우 직접 집으로 찾아가 집기류 등을 확인하는 실사를 거쳐 대출해주는 식이다.
김순조 BNK캐피탈 법인장은 "미얀마는 빈곤층이 많아 5~10명 정도의 부락 단위 그룹 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미얀마의 금융거래 관습에 따라 대출금 지급과 회수를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출 금액은 50만원 이내다. 국내 금융사 입장에선 소액이다. 하지만 1인당 연간 국민소득이 1269달러(약 147만원)에 불과한 미얀마에서는 소액으로 보긴 힘들다.
이자율은 연 30%로, 국내 법정 최고금리(27.9%)보다 높지만 현지 사금융 금리 50%와 비교하면 낮다. 이로 인해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워 사금융을 주로 이용하던 현지 사람들이 국내 마이크로파이낸스사를 찾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다. 동시에 빚을 지면 지옥에 간다는 불교적 사고로 연체율은 매우 낮다.
◆목표는 은행업…남은 과제 '수두룩'=현지 마이크로파이낸스업을 하고 있는 국내 금융사들은 은행업, 리스여전업 등을 최종 목표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목표까지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수두룩해 시간이 5~10년 가량의 시간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미얀마 금융당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계 금융사의 진입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현재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은 영업 라이센스 뿐 아니라 영업활동 지역도 일일이 허가받아야 한다. 양곤 시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영업할 수 있는 공간에 제약이 있는 것이다. 사업 확장을 위해선 감독당국에 승인신청을 한 뒤 꾸준히 협상을 해 나가야한다.
전기나 인터넷망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겪는 어려움도 크다. 금융전산망과 신용정보시스템도 사실상 없어 국내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을 그대로 쓰는 것조차 쉽지 않다.
미얀마에서 아직까지 금융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현지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수익 사업이라기보다 비정부기구(NGO) 지원 사업으로 여기고 있어 연체가 생겨도 추심이 불가능하다.
나 법인장은 "미얀마는 사업 변수가 항상 존재하는 시장이라 시장 진입보다는 진입 이후 유지ㆍ확장 과정에서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며 "요즘 한국계 마이크로파이낸스가 많이 진출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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