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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저출산 재앙, 인구없이 미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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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 2녀로 5명은 낳아야죠!" 1950년대에 6·25 전쟁의 폐허속에 국가를 재건하기 위한 인적자원이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당시 정부가 출산장려를 위해 사용했던 표어라고 한다.


그런데 불과 20~30년만인 70~80년대에 인구과밀을 우려해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돌아섰다가, 2000년대 들어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다시 출산장려로 U턴했다. 경제산업 발전의 속도처럼 인구문제도 세계에서 유래없는 급속한 격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저출산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 여성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이 1.17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고, 연간 신생아수는 올해부터 30만명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부모세대는 한해 100만명이 출생했는데 한 세대만에 30만명 대로 줄어드는 건 초유의 일이라고 한다.


2005년도에 423만명이었던 초등학생 수는 불과 9년만에 272만명으로 광주광역시 인구에 해당하는 151만명이나 감소했다. 미래학자와 연구기관들은 저출산의 미래를 대재앙으로 예고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100년에는 한국인구가 2,468만명으로 반토막 날것'으로 전망했고,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빗 콜맨(David Coleman) 교수는 한국을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는 2750년에 한국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고용정보원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서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시군구)중 37%인 84곳이 30년 내에 소멸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출산은 국가의 생산인력을 감소시켜 생산과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활동도 크게 약화시킨다. 세수가 줄어들어 정부의 기능과 역할도 제약된다. 즉, 한 나라의 경제 사회가 활력을 잃고 성장이 정체되며 국력이 급속히 쇠약해지는 것이다.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생산인구들의 복지재정을 위한 세금부담도 가혹해져 결국 '부(負)의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경제적 이유이다. 청년실업과 주택가격 폭등, 자녀 양육과 교육비 부담 증가는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고, 결혼하더라도 출산을 기피하게 하는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출산기피가 트렌드화 되고 있다는 것인데, 얼마전 만난 한 신혼부부는 둘다 전문직으로 소득이 높은 비교적 좋은 여건이었음에도, 출산은 꼭 해야하는 필수로 여기지 않고 있었다.


저출산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순한 출산지원 차원이 아니라 교육, 주택, 고용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가깝게는 청년일자리 창출과 출산여성의 경력단절과 같은 고용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


또한 사회조기진출을 유도하기위해 취업전문성을 갖춘 전문대나 특성화고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치솟는 주택가격에 대응해 주택정책도 결혼·출산과 연계한 획기적인 특혜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연구되어야 하며, 가계 소득의 대부분을 소비시키는 사교육비와 경쟁적인 대학입시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컨트롤타워다.


저출산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아 장기 비전과 세부 정책으로 풀어내고 추진해나갈 핵심기구가 필요하다. 인구 1억명 유지를 국가 어젠다로 설정하고 '1억총활약상'이라는 장관급 기구를 설치한 일본 아베(安倍 晋三)정부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2005년 1.26명으로 떨어진 합계출산율을 1.44명까지 끌어올리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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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은 사드나 북핵 문제보다 더 심각한 국가적 위협이다. 중국의 전 주석 마오쩌둥(毛澤東)은 과거 중국의 인구과밀을 지적할 때 "인구도 국력이다(人多力量大)"라고 갈파했다. 저출산은 국력문제이고, 북핵이나 사드보다 더 무서운 안보 어젠다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6년 이래 8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저출산이 핵심 공약에 포함되었고, 저성장, 청년실업과 함께 경제부처의 3대 과제로 선정되는 등 희망의 빛이 보이는 것이다. 저출산 해소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와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기대된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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