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수 공모펀드' 한달째 잠잠
증시 고점이라 매매수요 부족
판매사·운용사들도 시큰둥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성과보수형 공모펀드가 도입 한달째를 맞았지만 투자자들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증시가 고점인 탓에 매매수요가 부족할 뿐더러 판매사와 운용사들도 가입 유치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아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29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투자 성과가 없으면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 성과보수형 공모펀드는 총 5개 설정됐다. 삼성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 KB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제도 시행에 맞춰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하지만 펀드 규모를 보면 자투리펀드(순자산 50억원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자금은 몰리지 않았다. 트러스톤운용의 '트러스톤정정당당성과보수[자](주식-파생)A'와 삼성운용의 '삼성글로벌ETF로테이션성과보수(주혼-재간접)-C'에만 각각 58억원, 52억원이 유입되며 간신히 자투리펀드를 모면했다. KB운용은 약 5억원 정도를 모집했으며 신한BNPP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1억원도 채 모으지 못했다. 설정후 수익률은 0.3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5%)에도 한참 못 미쳤다.
운용사들은 펀드가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해 대체로 증시가 고점이라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펀드 환매세도 붙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가 17.5% 오르는 사이 국내 주식형펀드(공모+사모)에선 4조7737억원이 순유출됐다. 시스템 구비 문제로 아직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펀드슈퍼마켓 세곳에서만 펀드를 판매한다는 점도 판매 실적이 부진한 원인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당초 제도 도입 당시 판매사와 운용사 등 업계의 목소리는 반영하지 않고 투자자 중심으로만 상품을 설계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증권사나 은행 등 판매사 입장에선 성과보수형 공모펀드를 팔아봤자 별다른 수익이 나지 않는다. 펀드 수익률과 판매보수를 연동시키는 등 별다른 유인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판매사 한 관계자는 "성과보수형 공모펀드는 선취판매수수료를 받는 A클래스가 아닌 후취수수료를 떼는 C클래스로만 출시할 수 있어 판매사엔 큰 유인이 되지 않는다"며 "펀드 성과를 운용보수뿐만 아니라 판매보수와도 연관시켜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투자자들에 기존 펀드를 환매하고 새 펀드에 가입하라는 권유만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사들도 새로운 성과 시스템 도입과 인력충원 등의 문제로 성과보수형 공모펀드를 만드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그러다보니 출시된 펀드도 대부분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내는 상대수익추구형이 아닌 안정성에 기반을 둔 절대수익형이다. 이는 대세상승기인 현 시황엔 맞지 않는다. 3~4% 정도의 수익률만 내면 운용보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을 크게 이기려 굳이 애쓸 필요가 없는 이유도 있다. 이러한 점들이 투자자들로부터 큰 매력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성과보수형 공모펀드는 시장이 좋으면 기준 수익률 직전에 투자자들이 환매해버리고 좋지 않으면 운용사가 운용보수를 못 받는 독특한 상품"이라며 "앞으로 더 좋아질지도 미지수다"고 꼬집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