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나도 빅스타"…깜짝 스타 정용운
연봉 3100만원, 평균자책점은 1.93
주춤한 KIA 선발진에 활력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3000만원의 반란'.
몸값으로 실력과 인기를 가늠하는 프로스포츠에서 연봉이 낮은 선수들의 활약은 리그에 활력을 준다. 프로야구 KIA의 왼손 투수 정용운(27)은 '깜짝 스타'를 예고하는 대표 주자다. 그는 지난 11일 넥센과의 홈경기(6-2 승)에 선발로 나가 7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2승(무패)째를 따냈다. 투구 수(107개)와 이닝 수 모두 2009년 프로 데뷔 이후 개인 최다 기록.
KIA 팬들은 오랜 무명 생활을 견딘 그를 "신데렐라의 등장"이라며 반긴다. 정용운은 2009년 신인 2차 드래프트 2라운드로 KIA에 입단했으나 팔꿈치와 어깨 부상으로 제 몫을 못했다. 지난해까지 1군 마운드에서 스물여섯 경기밖에 던지지 못했다. 올 시즌은 불펜으로 여덟 경기를 뛴 다음 지난 4일 삼성과의 홈경기(13-3 승)에서 선발로 전향했다. 5이닝 2실점으로 데뷔 9년 만에 프로무대 첫 승도 신고했다.
그는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35.9㎞로 빠르지 않으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로 타자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정용운이 따낸 2승 모두 팀의 연패를 끊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KIA가 3연패와 2연패로 흔들릴 때 분위기를 바꿨다. 김기태 KIA 감독(48)은 "시즌 전체를 봤을 때 값진 승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KIA는 4월12일부터 1위를 달렸다. 그러나 양현종(29), 팻 딘(28·미국) 등 선발진이 주춤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양현종은 최근 다섯 경기, 팻 딘은 세 경기 연속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2위 NC가 최근 5연승으로 추격하면서 두 팀의 승차는 0.5경기로 줄었다. 정용운이 아니었으면 순위가 바뀔 수 있었다.
무더위가 시작되면 주축 선수들, 특히 선발 투수진의 체력 소모가 크다. 구단별로 에이스의 등판일정을 조절하면서 휴식을 준다. 반등을 기대하는 유망주에게는 이때가 기회다. 정용운처럼 반등을 기대하는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시기다. 구단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용운의 올해 연봉은 3100만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한 등록 선수 최저 연봉(2700만원)을 조금 넘는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1.93으로 수준급 활약을 했다. 팀 동료 임기영(24)도 완봉승 두 차례 포함 7승2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임기영의 연봉도 3100만원이다. 그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2.95로 리그 전체 투수 중 5위. 경쟁자들보다 팀에 약 3승을 더 안겼다는 뜻이다. 이 부문 상위 다섯 명 중 임기영을 제외한 네 명이 '억대 연봉'을 받는다.
이들의 활약은 몸값 상승을 예고한다. 지난해 15승7패로 다승 공동 3위를 한 신재영(28·넥센)은 몸값이 27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해 팀 역대 최고 인상률(307.4%)을 기록했다. 관건은 지속성. SK가 선발 후보로 키우는 김태훈(27)은 11일 LG와의 원정경기(1-19 패)에서 6피안타 7실점하고, 1.2이닝 만에 물러났다. 왼손 투수인 그를 공략하기 위해 오른손 타자만 여덟 명을 선발로 내보낸 상대의 분석과 전략을 이겨내지 못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