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알면 아이디어 샘솟는다
포스텍 학생들의 '유쾌한 반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포스텍 학생들의 '유쾌한 반란'이 눈길을 끈다. 과학적 원리를 실생활에 응용한 아이디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르키메데스 스크루'를 이용해 배수로 막힘을 방지하고 '렌츠의 법칙'을 응용한 드론택배를 아파트에 적용한 생각이 독특하다.
포스텍(POSTECH, 총장 김도연) 신소재공학과 학부생 하석진(24)·김건호(25)·김경준(24) 군은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피해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자동으로 배수로에 쌓인 퇴적물을 관리해 배수 효율을 유지 할 수 있는 '자동배수로 퇴적물 제거 시스템'을 제안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집중 호우 등 강수량이 증가하고 있다. 산사태, 도로 침수, 하천 범람 등의 피해로 이어진다.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흙, 나뭇가지, 돌 등과 같은 퇴적물들로 배수로가 막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텍 학생들이 내놓은 해법은 '자동 배수로 퇴적물 제거 시스템'이다. 아르키메데스 스크루(Archimedes screw)와 물이 통과할 수 있는 다공성 아스팔트(Porous Asphalt)를 이용했다. 흙과 같은 퇴적물들이 빗물과 함께 배수로에 들어오면 다공성 아스팔트에 의해 물과 분리된다. 투과된 빗물은 주 배수로로 빠져나가고 남아있는 퇴적물은 스크루의 회전으로 별도의 저장탱크로 이동해 모인다.
이 시스템에서 주목받는 것은 에너지 시스템이다. 스크루를 돌리기 위한 에너지를 빗물을 이용한 수력 발전과 도로와 배수로 사이에 설치한 태양열 발전을 이용했다.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한편 같은 과 학부생 김준환(22)·이강산(23)·최진혁(22) 군은 아파트에서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택배를 받을 수 있는 '드론 택배 패키징과 수신 장치'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우리나라 주거시설의 70% 이상이 마당이 없는 복합주택과 아파트라는 점에 착안했다.
옥상에서 떨어뜨린 택배물을 받아 엘리베이터 위에 위치한 무인 보관함으로 이동시키면 수취인이 엘리베이터 내부 보관함에서 택배물을 직접 수령하는 방식이다. 옥상에서 택배물이 내려올 때 손상될 수 있는 위험은 렌츠의 법칙(Lenz's law), 즉 놀이기구인 '자이로드롭'의 원리를 이용해 해결했다.
이번 아이디어는 기존 설비를 크게 바꾸지 않고 드론 택배 서비스를 일반 아파트에 확대할 수 있다. 추가 전력 소모 없이 안전할 뿐 아니라 접근성이 좋은 엘리베이터에서 원하는 시간에 택배물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자동배수로 퇴적물 제거 시스템'과 '드론 택배 패키징과 수신 장치' 아이디어는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토교통기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했다.
◆아르키메데스 스크루(Archimedes screw)=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발명했다. 나사의 원리를 이용해 들에 물을 대거나 배에 찬 물을 빼내기 위해 고안된 나선형 모양의 양수기(펌프)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렌츠의 법칙(Lenz's law)=전자기 유도의 방향에 관한 법칙을 말한다. 전자기 유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전류는 자기장의 변화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금속파이프 같은 물체에 자석이 접근하면 파이프 내부에 자속 변화가 생겨 자속의 변화를 막는 방향으로 맴돌이 전류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자속의 이동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힘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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