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의 Economia] 버리는게 아니라 소중하게…진정한 심플라이프 찾기
‘행복의 나라’ 핀란드式 생활방식 추천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우리나라는 대체로 유행에 민감하다. 이 같은 문화는 평소 한국인의 소비 습관에도 잘 나타난다. 최신 기기나 새로운 기술을 남들보다 먼저 사용해보기를 좋아하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가 많다. 또한 방송을 타 유명해진 음식점이 있다면 일찌감치 찾아가 줄 서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뉴스 소비도 마찬가지다. 유럽 국가들이 난민수용문제를 한 달 넘게 다루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하루가 멀다하고 톱기사가 바뀐다.
신조어들도 유행처럼 번진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이들을 뜻하는 '욜로(YOLO)족', 홧김에 써버리는 비용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을 나타내는 '시발비용', 재물을 다 써 없앤다는 '탕진'과 재미를 뜻하는 '잼'을 합쳐 만든 '탕진잼' 등은 최근 2030 세대들의 소비경향을 잘 보여준다.
이렇듯 유행에 민감하며 미래보다 현재를 위한, 또는 누군가를 위하기보다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한 소비 형태가 점점 더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각 기업들도 이러한 경향에 맞춰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놓거나 각종 할인행사를 연다. 이는 결혼관 변화, 1인 가구 증가, 경제 위기에 억눌린 소비심리 등과 결부돼 나타난다.
기성세대의 '아껴야 잘 산다'라는 말처럼 가족·미래지향적 소비 형태는 경제 성장의 가능성에 기초하지만, '돈을 모으기 힘드니 가진 돈 다 쓰고 즐기자' '지금 이 순간, 행복을 위해 일단 쓰고 보자' 등 최근 경향은 성장 정체로 인해 개인과 현재에 더 초점을 둔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 형태는 과소비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 어디까지나 '소비=행복'이라는 관점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행복을 위해 돈을 쓰지만, 때로는 공허함도 뒤따른다.
북유럽의 많은 나라 중에서도 유독 핀란드는 '행복의 나라'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물건과 돈을 많이 소유하는 것이 성공과 행복의 기준이 되어버린 현대사회에서 핀란드인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소중히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즐기며, 일상에 만족할 줄 알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한다.
행복은 비단 복지나 경제 수준만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다. 핀란드에서 태어난 저자는 일본과 미국에서 지내면서 그 나라 사람들의 삶과 모국인 핀란드의 삶을 비교했다. 사회 복지 수준이 핀란드와 비슷하고, 경제적으로 핀란드보다 풍족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행복지수가 현저하게 낮다는 것을 알고 이 책을 썼다.
저자는 행복을 만드는 핀란드식 생활방식 아홉 가지를 제시한다. ▶좋은 물건만 골라 10년을 사용한다 ▶평범한 일상을 최고로 즐긴다 ▶자신의 옷 스타일을 찾아 오래 즐긴다 ▶4주 동안 긴 휴가를 낸다 ▶돈 들이지 않고 풍요롭게 산다 ▶집은 나의 성지이자 가치의 중심이다 ▶예술은 인생에 색채를 더해준다 ▶바른 운동과 식사는 행복의 기본이다 ▶물건보다 시간과 인간관계에 집중한다.
저자는 소유욕을 줄여 물건을 줄이거나 버리는 운동인 '심플라이프'를 소개한다. 하지만 핀란드 사람들의 관점은 약간 다르다. 합리성에 기초한 적정한 소비를 즐긴다. 기존의 심플라이프가 물건을 덜 소유하는 데 집중했다면, 핀란드인들은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소소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진정한 심플라이프'라고 여긴다. 애당초 물건을 많이 사지 않고, 대신 지금 있는 물건을 소중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하루 일과가 끝나면 가족을 위해 시간을 쓰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게다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대로 살아가고, 또 자신답게 살아가는 것을 중요시 한다. 이것이 바로 핀란드인들이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이자 이유다.<진정한 심플라이프, 휘바 핀란드/모니카 루꼬넨 지음/박선형 옮김/북클라우드/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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