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만찬' 감찰반, 이영렬·안태근 수사의뢰 가닥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돈 봉투 만찬' 사건을 감찰하는 법무부ㆍ검찰 합동감찰반이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을 수사의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감찰반은 이 같은 계획 아래 그간 진행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막바지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다. 감찰반이 수사의뢰를 하면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이진동 부장검사)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이 사건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을 받아 조사1부에 배당했다.
감찰반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소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70만~100만원이 담긴 돈봉투가 오간 것 뿐만 아니라 1인당 6만원 수준이었다는 식사비용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무원 사이의 금전 수수는 대가성이 없어도 청탁금지법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안 전 국장이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잠재적 수사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전 지검장은 특별수사본부장으로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했다.
안 전 국장이 먼저 식사를 제안하고 돈 봉투를 건넨 것이라면 뇌물죄를 적용할 여지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수활동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점에서 횡령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일각의 해석도 있다.
검찰이 수사를 벌인다고 해도 사법처리까지 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같은 조직 내에서 위로나 격려 성격으로 금품을 건넨 경우라면 청탁금지법을 적용하기 힘든 점 등 따져볼 지점이 많기 때문이다. 감찰 대상인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한웅재 형사8부장 등이 국정농단 재판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점도 검찰 내부에서는 고려할 수밖에 없다.
한편 감찰반은 이와 별개로 참석자 전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반은 식사 자리에 참석한 10명과 참고인 등 모두 20명을 최근까지 대면조사했다고 전날 법무부를 통해 밝혔다.
감찰반은 또한 "(만찬이 이뤄진 식당) 현장조사 등을 통해 결제전표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관련자들의 통화내역, 계좌내역 등 필요한 자료를 임의제출받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감찰반은 이르면 이번 주중에 감찰 결과를 발표하고 동시에 관련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검찰과 동시에 고발을 받은 경찰이 감찰반의 처분 이후 수사를 계속 진행할 지도 관심이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분리 문제가 정부의 검찰개혁 움직임과 맞물려 갈등의 단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에 시동을 걸었다. 검찰이 송치 지휘를 해 사건을 가져오는 것도 가능하다. 이럴 경우 수사권을 둘러싼 양 측의 갈등이 한 층 깊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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