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장관 제청 못한 첫 총리될까…책임총리 시작 전부터 '삐걱'
"장관 인선, 총리 인준과 관련 없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에서 활동할 초대 국무위원의 인사제청권을 전혀 행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의 총리 인준안 통과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장관 인선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수위 없이 출범한 첫 정권에 이어 초대 내각 구성을 위한 국무위원 제청권 행사를 하지 못한 첫 총리로 남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자는 최근 총리 인사청문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인근에서 기자와 만나 '장관 인선이 지연되는 게 총리 인준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그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장관 제청은 법적으로 국무총리 대행인 유일호 부총리에게 있지 않냐"면서 "(현재) 장관 인선이 늦어지는 데는 아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청와대 안팎에서는 장관 후보자 하마평이 무성하자 '청와대가 형식상의 제청 요건이라도 갖추기 위해 총리 인준 이후로 장관 인선을 늦추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고개를 들었다. 이 후보자의 이 같은 언급은 장관 인선은 본인의 제청 여부와 관계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실상 현 정부 초대 내각 구성에서 총리가 헌법에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기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당초 이 후보자는 외교부 장관 등 현안이 시급한 일부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국무위원에 대해서는 제청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청와대가 차관 인선을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힌 배경도 총리로서 국무위원 제청권을 존중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많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이 후보자를 독대한 자리에서 "선거기간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제에 대해 여러 차례 말했는데, 국무총리 임명동의가 되면 그렇게 하겠다"며 총리의 권한을 보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국회 인준안 처리 지연으로 국무위원 제청권 행사가 어려워짐에 따라 '책임총리'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게 됐다. 특히 청와대가 이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 통과 전에 장관 후보자를 줄줄이 발표할 경우, 초대 내각에서 장관 제청권을 행사하지 못한 첫 총리로 남을 전망이다. 1987년 개헌 이후 총리 후보자는 대통령직 인수위법에 따라 헌법에 보장된 장관 후보자를 제청해왔다.
한편 이 후보자는 29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인사청문회 준비단 상황 종료로 금일부터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출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자가 총리 인준안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에 부담을 느껴 출근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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