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앞다퉈 일·가정 양립 위한 기업·조직문화 혁신
CJ그룹, 대기업 최초 '님문화' 혁신에서 '男출산·창의 휴가까지'
롯데·아모레퍼시픽 등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에 집중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CJ 남산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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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 파괴 1호 대기업인 CJ그룹은 유통업계는 물론 국내 재계에서도 가장 유연한 기업 조직문화를 갖춘 곳으로 평가된다. 2000년 1월 사내 부장 과장 대리 등의 직급 호칭을 없앴고, 공식 석상에서 이재현 회장을 호칭할 때 '이재현 님'으로 부르고 있다.

창조적 조직문화는 '내 꿈은 함께 일한 사람들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온 이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기업문화 혁신은 CJ의 성장에 원동력이 됐다. 이에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가정의 양립 없이는 더 이상 기업의 성장을 일궈낼 수 없다는 인식이 조금씩 자리잡으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행복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 경영복귀 첫 작품 "기업문화 혁신"=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또 한번 혁신 조치를 내놓았다. 경영복귀 신호탄으로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바로 '일·가정 양립' 혁신이다.

CJ그룹은 23일 일 가정의 양립 및 유연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임직원에게 글로벌 도전 기회를 대폭 확대하는 기업문화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자녀를 둔 CJ 임직원은 부모의 돌봄이 가장 필요한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한 달간 '자녀 입학 돌봄 휴가'를 낼 수 있다. 남녀에 관계없이 2주간은 유급으로 지원하고 희망자는 무급으로 2주를 추가해 최대 한달 간 가정에서 자녀를 돌볼 수 있다. 일시적으로 긴급하게 자녀를 돌보아야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눈치를 보지 않고 하루에 2시간 단축 근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 자녀 돌봄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신설했다.


임신, 출산과 관련해서는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지원한다. 현행 5일(유급 3일, 무급 2일)인 남성의 출산휴가(배우자 출산)를 2주 유급으로 늘렸다.


임직원들의 글로벌 비전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노크(Global Knock)'와 '글로벌 봐야지(Global Voyage)'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글로벌 노크는 어학연수, 글로벌 직무교육, 체험 등을 위해 최대 6개월까지 글로벌 연수 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봐야지'는 그룹 내 신임과장 승진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연수프로그램으로 올해부터 시행된다. 올해 승진한 그룹의 800여명 신임과장들은 각 사별 글로벌 진출 국가에서 해외연수를 하게 된다.

'이재현님·서경배님' 회장도 이름으로…칼퇴·휴가 독촉 기본 "CJ發 기업문화 혁신, 어디까지 왔나?"  원본보기 아이콘

◇롯데, 제발 칼퇴하세요=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2015년 경영권 분쟁 이후 기업문화 혁신에 착수하면서 조직문화가 바뀌었다. 그룹 전체에는 유연근무제가 도입됐고, 일부에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각종 수단과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월부터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퇴근시간 소득과 정시퇴근 사내방송 등 PC오프제도 도입에 따른 애로사항을 줄이기 위한 단계를 밟아 전면 도입된 것이다.


롯데 유통 계열사 맏형인 롯데백화점도 지난해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얼리버드형'과 오전 9시~오후 6시 근무인 '스탠다드형', 10시에 출근하는 '슬로우 스타트형' 중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출퇴근 제도만 도입한 것이 아니다. 참여율이 높은 임직원에게 포상도 주면서 자발적인 참여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경우 정시 출퇴근과 연차사용 장려 등 조직문화개선을 노력한 임원과 그렇지 않은 임원을 뽑는 '이달의 근린임원' 제도를 시행중이다. 매달 그린임원(우수)과 옐로우(보통), 레드(나쁨) 임원이 선발돼 사내에 게시된다.


'이재현님·서경배님' 회장도 이름으로…칼퇴·휴가 독촉 기본 "CJ發 기업문화 혁신, 어디까지 왔나?"  원본보기 아이콘

◇아모레퍼시픽 위계 아닌 자율·열린 문화 조성=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기업 성장동력은 인재의 힘이라고 믿고 있다. 이에 임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열린 기업문화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2002년부터 파격적으로 사장과 팀장, 부장 등 직위 호칭을 없앴다. 대신에 언제 어디에서든지 상호간 '님'으로 부르도록 하고 있다.


인재 채용 과정 및 평가, 급여 수준, 복지 혜택 등에 있어 성별 간 차별이 없다. 또한 인재 확보 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우선으로 삼고 있다.


이에 자율 출퇴근 제도 'ABC 워킹 타임'과 영업사원 '현장 출퇴근 제도'를 시행 중이다. 2011년부터 도입한 시차 출퇴근 제도인 'ABC 워킹타임'은 출근시간을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실제 해외업무가 많다든지 어학이나 자격증 공부, 대학원 진학 등 자기계발하려는 임직원, 자녀 보육을 위한 워킹맘과 워킹대디 모두 ABC 워킹타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직원들의 시공간에 대한 자율성을 바탕으로 고객 가치를 높이는데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영업사원의 업무방식을 배려한 '현장 출퇴근 제도'도 마찬가지다. 현장 근무가 많은 영업사원의 사무실 출근 등 불필요한 이동시간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현장 밀착형 영업 근무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한 노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새로운 휴가문화도 주도하고 있다. 기존 하절기 7~8월에만 사용할 수 있던 여름 휴가를 연중 휴가로 확대했다.


또한 샌드위치 데이를 지정 휴일로 정하는 등 임직원의 재충전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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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를 위해 '예비맘 배려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 여성 근로자는 하루 6시간 단축근무를 허용한다.


이외 태아검진을 위한 외출이나 조퇴를 허용한다든지 근로시간 외 야근금지 등 임신 중인 여성직원이 일하기 좋은 직장문화를 제시하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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