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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 아웃! 수평사회는 어디쯤(하)]호칭·극존칭 사라지니 존중이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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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 퇴보는 오너 탓 커…서로 존중 경쟁력도 살아나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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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지미(Jimmy), 그거 아닌 것 같아요." 제이슨(Jason)은 'T500'이 열린 날 회의실에서 옆 자리에 앉은 지미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제이슨은 뒤이어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담 없이 지미에게 건넨다. 미국 드라마의 한 장면이 아니다. 실제 카카오에서 사용하고 있는 영어 호칭이다. 지미는 임지훈 카카오 대표, 제이슨은 입사 4년된 이재승 매니저다. 카카오는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이 회의가 'T500'이다. 화요일(Tuesday), 오후 5시를 합쳐 만든 단어다.

카카오는 2006년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 창업 당시부터 영어 호칭을 사용했다. 김범수 의장의 영어 호칭은 브라이언(Brian)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표님, 부장님 같은 호칭이 사라지면서 극존칭도 같이 없어졌다"며 "수평화 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면서 일상에서의 권위주의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영어 호칭 문화가 십여년전에 도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까닭은 여전히 대부분 한국 기업 문화가 후진적인 탓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와 기업문화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진은 자사의 조직 건강을 최상위 수준(71점)으로 평가한 반면 직원들은 최하위 수준(53점)으로 진단했다. 특히 문화 및 분위기와 관련해 경영진은 73점을, 직원은 42점을 매겨 격차가 31점이나 됐다.

후진적 기업 문화의 문제점은 '불통'이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니 기업 경쟁력도 떨어진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와슨 와트(Watson Wyatt)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통이 원활한 조직의 주주수익률이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57% 더 높았다. 경영진이 아무리 좋은 전략을 수립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왜 중요한지, 왜 필요한 지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실행력이 떨어진다고 자료는 지적한다.

한국의 후진적 기업 문화는 오너 경영진의 탓도 크다. 그들이 보여준 최근의 행태는 상명하복과 같은 뒤떨어진 기업 문화를 고스란히 비춘다.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은 최근 3년간 운전기사 61명을 일주일에 56시간 이상 일하게 하고 이들 가운데 1명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게 했다는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구타까지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4년 '땅콩 회황'은 설명이 필요 없는 특권 오·남용 사례다. 정진호 가치관경영연구소 소장은 "조직 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서열이나 수직적인 체계를 없애면서 서로 존중하고 예를 갖추면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도 생겨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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