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스포츠 ‘시뮬레이션’ 특허↑…선수 경기력 향상·물밑 기술경쟁 예고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동계올림픽 경기 내용과 느낌 그대로를 재현, 각 종목별 선수가 실제 경기를 하듯 훈련에 임할 수 있게 하는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꾀하는 동시에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각국의 과학·기술의 격전을 예고한다. 올림픽 경기 이면에 종목별 시뮬레이션 훈련을 통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얼마만큼 이뤄졌는가에 대한 기술경쟁이 물밑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예견에서다.

내년 2월 18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동계스포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시뮬레이션 특허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17일 특허청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종목의 시뮬레이션 기술 특허출원은 2012년 9건, 2013년 3건, 2014년 9건, 2015년 10건, 2016년 14건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분야의 최근 5년간 종목별 특허는 ▲스키 21건 ▲스키점프 5건 ▲스노보드 4건 등의 순으로 출원돼 설상 경기종목이 전체출원의 60%이상을 차지한다.

이밖에 슬라이딩 종목에선 루지(썰매에 누운 채 얼음 트랙을 활주, 트랙 주파 시간을 겨루는 겨울 스포츠)·봅슬레이(방향을 조종할 수 있는 썰매를 타고 눈과 얼음으로 만든 트랙을 활주하는 경기)·스켈레톤(머리를 정면으로 향하고 엎드린 자세로 썰매를 조향하며 경사진 얼음 트랙을 활주하는 겨울 스포츠)과 빙상경기 종목 스케이트가 각 1건씩 출원된 것으로 파악된다.

등록된 시뮬레이션 특허는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스키활강코스에 따라 최적의 활강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의 활강 훈련장비’와 실제 슬로프에서 취하는 스키자세를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상에서 비교 분석해 올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훈련하는 ‘트레이닝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또 시속 120km 이상으로 달리는 슬라이딩 종목에선 가상현실 영상에 따라 주행자세·방향전환·무게 중심을 교정하는 훈련 장비와 가상현실을 활용한 동작분석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장비 등 선수들의 기록단축 훈련을 돕는 특허가 등록·활용되고 있다.

특히 동계올림픽 종목의 특허출원의 50% 이상은 가상현실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기법이 적용된다. 이는 현장에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훈련을 위한 가상현실 기술이 적극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허청은 현재 스포츠과학에 가상현실을 접목하는 것이 보편화되는 것으로 분석, 앞으로도 시뮬레이션 특허가 꾸준히 출원·등록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상현실을 접목한 시뮬레이션 훈련기법이 계절적 한계를 극복, 시간·공간적 제약없이 선수들의 기량을 높이는 장점을 갖는 덕분이다.

특허청 정연우 대변인은 “평창올림픽은 인체의 운동능력과 종목별 선수기량을 향상시키는 특허기술을 접목한 사상 최대의 메달전쟁을 예고한다”며 “동시에 최근 부각되고 있는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훈련기법 성과를 가늠하는 스포츠과학의 시험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