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장관+1차관' 체제로 가나
박근혜 정권의 '창조경제'는 사라질 듯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직무를 시작하면서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조직개편 이슈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래부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과제였던 창조경제를 관할한 핵심부처다. 창조경제 추진을 위해 1차관에 과학기술계가 아닌 기획재정부 출신인 이석준, 홍남기 등을 임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체제에서 미래부는 이름과 역할이 바뀌는 선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창조경제'라는 이름부터 빠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과학기술분야를 맡고 있는 1차관 산하의 조직은 통폐합되고 ICT를 아우르던 2차관 아래의 방송과 통신관련 부서도 방송통신위원회로 이관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미래부는 지금의 복수 차관 체제에서 단일 차관 시스템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이렇게 될 경우 우선 미래부의 창조경제기획국은 사라지거나 다른 부서로 이관될 것이 확실시된다. 실제 미래부는 10일 홈페이지 초기화면의 '핵심전략' 메뉴에서 '창조경제' 항목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 '정보 통신', '국제협력' 등 4개 항목만 남아 있다.
1차관 산하의 연구개발정책실과 과학기술전력본부도 통폐합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과학기술계는 두 조직간 중복기능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해 왔다. 2차관이 관할하고 있는 방송진흥정책국과 통신정책국의 향방도 관심사항이다. 이를 방통위로 이관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을 다루고 있는 한 전문가는 "창조경제 관련 조직은 없어질 게 분명하다"며 "1차관 아래의 중복되는 부서가 통합되고 2차관이 관할하던 몇 개 조직은 방통위로 이관하는 게 가장 현실적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미래부는 조직 규모가 작아지면서 1·2차관 체제를 유지할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정권에서 미래부는 창조경제에 주안점을 두면서 과학기술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았다"며 "과학과 ICT를 아우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과학과 ICT의 결합된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과학기술계 출신의 장관과 ICT 출신의 차관을 임명하면 순탄한 조직 운영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4차 산업혁명 등의 당면한 정책과제를 수행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과학기술부 부활과 연구자 중심의 자율권을 강화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미래부 역할에 대한 재조정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해 미래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대선 전 참석한 토론회에서 미래부를 해체하지 않고 존속시키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며 "미래부 직원들은 문 대통령의 당시 입장에 따라 동요하지 않고 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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