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환불은 언제쯤…소비자 주권 연구 제자리
통신사, 현실적 이유 들어 청약철회 거부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최근 '갤럭시S8'를 구입한 강소라(29)씨. 당장 제품에는 이상이 없지만 환불하려고 마음먹었다. 붉은 액정, 와이파이 문제 등 논란을 의식한 것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사 매장에서는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통화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다. 제품을 받은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환불을 해주지 않는 태도에 불만이 많다.
100만원을 넘어선 스마트폰의 환불과 관련한 소비자 주권 문제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현행법상 제품 구매 후 일정 기간 내 계약을 철회를 할 수 있게 돼있는데, 이동통신사에서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면서 청약 철회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폰 가격은 상승하지만, 소비자 주권은 제자리라는 지적이 나오게 된 것은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도 원인이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3월 이동통신3사, 소비자 단체 등과 청약철회와 관련된 개선점을 찾기 위해 '통신 소비자 제도개선 연구반'을 구성했으나 1년이 넘은 지금까지 어떤 결론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금도 만나서 논의하고 있으나 진척된 내용이 없이 답보상태다"며 "제품을 개봉 했을 때 훼손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 등에 대한 사안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청약철회권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을 비롯해 방문판매법, 할부거래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비자의 권리다. 재화가 멸실되거나 훼손돼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를 제외하면 구매 후 특정일 안에 재화에 대한 청약철회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하지만 이동통신3사는 청약 철회 사유로 '통화품질'만 인정한다. 이들은 전자상거래법 17조 2항을 근거로 단순 변심 등의 이유에 대한 청약 철회를 거부하고 있다. 17조 2항에서는 '소비자의 사용 또는 일부 소비로 재화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등의 상황에서는 청약 철회를 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단말기에 문제가 있는 경우 제조사에서, 통화 품질에 문제가 있으면 통신사에서 청약 철회를 하고 있다"며 "반면 고객 변심에 의한 사유로는 단말기 박스를 개봉하거나 단말기를 개통한 경우 가치가 훼손돼 철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치가 현저하게 감소한 경우'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강준구 변호사는 "같은 법 17조 2항 1호에서는 '재화 등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는 제외한다'고 명시했다"며 "청약 철회는 7~14일 이내 이뤄지므로 단말기의 가치가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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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보다 적극적이다. 이동통신사 AT&T, 티모바일, 버라이즌 등에서는 구매 후 14일 안에 소비자가 원하기만 하면 소정의 재포장비용(restocking fee)만을 받고 환불해준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은 "북미에서는 리퍼비쉬(Refurbishedㆍ중고)폰 시장이 성업 중이고 해당 부분만 재처리를 해서 유통하지만 국내서는 리퍼폰 시장이 없어 현실적으로 청약철회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해당 제품을 스마트폰 제조사가 재가공해 조금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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