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t 내화벽돌이 소형차 한대값…'초대형 용광로' 안 들여다보니
40년 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 개·보수 작업 현장
3고로 내부 언론에 첫 공개…세계에서 6번째 큰 고로로 변신 중
쇳물 생산량도 年 360만t→500만t으로 증가
벽돌 한장 쌓는데만 30분 걸리는 어려운 작업
[포항=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지난 2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高爐) 개ㆍ보수현장. 어른 한명이 허리를 굽혀야 겨우 통과할 만한 구멍으로 들어가니 초대형 이글루와 같은 고로 내부 전경이 펼쳐졌다. 포스코가 3고로 안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제철소의 심장'인 고로를 외부에 노출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105일간 작업이 마무리되면 1978년 세운 3고로는 세계에서 여섯번째 큰 고로로 변신한다. 내부 부피가 4350㎥에서 5600㎥로 늘어나는데 철강업계에선 통상 5500㎥ 이상을 초대형 고로라고 부른다. 쇳물 생산량도 40% 증가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과거엔 연간 360만t을 생산했는데 앞으로 500만t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일일 생산량으로 따지면 하루에 아반떼 13만대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3고로 개ㆍ보수의 의미는 단지 부피가 커진다는 것 이상이다. 포스코는 올해 안에 1고로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1고로의 역할을 재탄생하는 3고로가 대체하는 작업이라는 데 방점을 찍는다. 이번 계기로 포항제철소 전체 설비의 효율성을 높일수 있다는 것이다.
고로 안에는 매캐한 쇳가루 냄새가 진동했지만 보수 작업중인 직원들의 시선은 내화(耐火)벽돌에 온통 쏠려 있었다. 가로 170cm, 세로 90cm, 높이 60cm의 검은색 내화벽돌 한장의 무게는 1.6t이다. 섭씨 1500도 이상의 쇳물과 직접 맞닿아도 녹지 않고 15년 이상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내화벽돌 한장당 가격은 소형차 한대 값과 맞먹을 정도다.
내화벽돌을 한장씩 쌓는데만 30분이 걸린다. 지름 18m에 달하는 원형 모양의 고로 내부를 내화벽돌이 빙 둘러 채울 때, 가장 중요한 작업은 벽돌과 벽돌 사이의 틈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현장 지휘자인 남규명 투자엔지니어링 고로개수 프로젝트팀장은 "벽돌 간 간격은 단 0.5mm, 반대쪽과 수평은 2mm까지만 오차가 허용된다"며 "이것보다 더 벌어지면 쇳물이 벽돌 사이로 스며들어 고로를 감싸는 무쇠를 녹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수 시멘트를 바르고 벽돌을 쌓을 때마다 거대한 망치로 틈을 좁히기 위해 벽돌을 두드리는 소리가 고로안에 울려퍼졌다. 3고로안에 들어가는 크고 작은 내화벽돌의 개수만 총 18만9797장이다. 높이 44m에 이르는 고로 본체 밖에선 고로에 열기를 불어 넣어주는 열풍로 작업이 한창이었다. 본체 윗부분에 뚫린 42개의 열풍로는 산소가 섞인 섭씨 1250도의 바람을 고로 안에 공급한다. 이 열풍이 원료탄을 태워서 철광석을 녹인 다음 쇳물을 생산하는 원리다.
지난 2월 24일, 기존 고로를 해체하면서 시작된 보수 작업은 이제 막 중반을 넘어섰다. 고로설비 밖에는 고로 본체를 덮을 지름 11m짜리 뚜껑이 작업 속도를 내라는 듯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2교대로 돌아가며 24시간 철야근무 중인 직원들의 마지막 임무는 고로 안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나무를 넣는 일이다. 남 팀장은 "고로 화입을 위해 초기에 나무를 넣는데 그 양만 570t 수준"이라며 "6월 9일 화입식은 40년된 3고로의 또다른 생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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