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5월 LA세계초연 포스터 (C) C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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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말, 영화 '라라랜드'가 아카데미상 6개 부문을 차지한 직후, 라라랜드 콘서트의 한국 공연 소식이 알려졌다. 라라랜드 콘서트 버전의 해외 판매권을 가진 콜롬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CAMI)는 전세계 주요 흥행처에 공연 수입을 타진하는 제안서를 보냈고 5월말 LA 초연 직후, 미국 밖에선 한국이 가장 먼저 라라랜드 OST를 라이브로 즐기는 기회를 따냈다.


 라라랜드 콘서트에 관한 국내 반응은 뜨겁다. 서울 롯데콘서트홀 2회, 부산 KBS홀 1회 공연 모두 매진을 이뤘다. 단순히 라라랜드에 대한 열광이 아니라 영화와 공연을 함께 즐기는 새로운 트렌드가 무르익고 있다.

 공연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HD 영상을 보면서 영화음악은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의 라이브 연주로 즐기는 공연 형태를 영미권 예술경영학계에선 '라이브 오케스트라 스크리닝'(Live Orchestra Screening)이라고 한다. 지난해 12월 '아마데우스 라이브'도 매진됐고, 올해 5월 6일 '픽사(Pixar) 인 콘서트' 서울 공연의 유료 티켓도 모두 나갔다.


 새 공연 형태가 활황을 맞은 배경은 2008년말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위기를 맞은 세계 클래식계는 기존 자원으로 관객을 확대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서방의 주요 매니지먼트가 주목한 사례는 2008년 8월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영화음악가 히사이시 조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의 합작 25주년 기념 공연이었다.

 3일 공연 내내, 매일 1만4000천 관객을 만석으로 채운 공연의 편성은 단순했다. 히사이시가 200명 규모의 뉴 재팬 필하모닉을 직접 지휘하고 피아노 독주를 이어가는 동안, 무대 위 스크린에는 애니매이션의 명장면들이 지나갔다. 유명 영화음악을 스크린 영사와 함께 라이브로 전하는 포맷은 클래식 기획자의 마인드에선 진부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비슷한 시기, 영국에서 라이브 오케스트라 스크리닝을 주도한 사람은 작곡가 겸 지휘자 칼 데이비스였다. 데이비스는 2003년 로열페스티벌에서 열린 찰리 채플린 축제에서 채플린 영화음악을 런던 필과 협연해 성공을 거뒀다. 채플린 서거 30주년을 기념해서는 한국을 방문해 2008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향을 지휘했다.


 히사이시와 데이비스의 상업적 성공에 고무된 예술가는 작곡가 겸 지휘자 탄둔이었다. '와호장룡' '영웅'의 영화음악 작곡에 참여하면서 탄둔은 영화와 영화음악 사이에 존재하는 기존의 통념을 역전시키는 방법을 실험했다. 2010년 완성한 '무협영화 3부작' 공연은 정제된 방식의 관현악으로 인기를 얻었고 지난해 가을 롯데콘서트홀 공연으로 한국팬과 만났다.


 2010년대 초반까지 기존 클래식 매니지먼트가 주도한 라이브 오케스트라 스크리닝 시장에 2010년대 중반 들어 블록버스터를 보유한 영화사가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런던 로열 앨버트홀은 2015년부터 여러 영화사와 손잡는 형태로 화제작을 기획 중이다. 2016~2017 시즌 들어 '아마데우스'(1984), '인디펜던스 데이'(1996)가 로열 필하모닉의 반주로 거듭났다.


 라이브 오케스트라 스크리닝 시장의 돌풍의 핵은 디즈니와 픽사다. 기존에 보유한 애니매이션들을 악단과 연결하는 작업은 전형적인 '원소스 멀티유즈' 방식이다. 디즈니는 2015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신시장을 개척했다. '토이 스토리'(1995)로 파란을 일으킨 픽사는 2016년 가을 '픽사 인 콘서트'로 이미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는 올해 '카사블랑카' '조스' '나홀로 집에'를, 서울시향은 오는 9월 스탠리 큐브릭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준비 중이다. '왕과 나' '사운드 오브 뮤직'처럼 흥얼거릴 OST가 많은 영화일 수록 뮤지컬처럼 콘서트 버전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 공연업의 특성상, 현지 특성에 밝은 프로모터를 조절하는 능력에서 중계상인 매니지먼트의 역량이 탁월한 관계로 영화처럼 직배 방식으로 세계 각지 공연이 공급될 가능성은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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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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