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TV토론…안-홍-유-심 후보, 문재인 '집중 포화'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원내 5당 대선 후보는 19일 열린 두 번째 TV토론회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와 국가보안법 개정, 복지정책 재원 마련 대책, 조세 정책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에서 지지율 1위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다른 후보 4명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특히 자유한국당 홍준표ㆍ바른정당 유승민ㆍ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안보이슈'를 고리로 문 후보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문 후보가 집중 공격 대상이 되면서 안 후보는 상대적으로 토론에서 소외되는 모습이었다.
이날 토론회는 후보 5명이 모두 서서 토론하는 ‘스탠딩 토론’방식으로 진행됐고, 정치ㆍ외교ㆍ안보 분야와 교육ㆍ경제ㆍ사회ㆍ문화 분야에서 각 후보가 9분 동안 토론하는 '총량제 토론'을 도입했다.
◆사드 배치
문 후보에게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유 후보였다.
유 후보는 자유토론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까지는 사드배치를 반대하다가 6차 핵실험을 하면사드배치에 찬성한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따졌다.
심 후보가 유 후보와 같은 질문을 던지자 문 후보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중국이 제어하는 역할을 못 한다면 배치할 수도 있다'라고 그렇게 대답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심 후보가 "저는 문 후보가 사드배치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말씀할 때 굉장히 당혹스러웠다. 그것은 평론가의 언어이지 정치 지도자의 언어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전략적 신중함이 필요하지 않으냐, 이 고도의 외교ㆍ안보 사안에…"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화살을 돌려 “국민의당에선 우리 안 후보 혼자 (사드배치를) 주장하고, 아직도 국민의당의 당론은 사드 반대 아닌가”라고 물었다.
안 후보는 “저희들은 전부 대선후보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개정
국가보안법 개정을 두고도 후보들은 공방을 이어갔다.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겠는가‘라고 질문했고 문 후보는 “국가보안법의 찬양ㆍ고무조항은 개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국보법을 왜 폐지할 수 없는가'라는 홍 후보의 질문에 문 후보는 "지금 남북관계가 엄중하니 여야 의견이 모이는 범위에서 국보법을 개정하자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홍 후보와 문 후보 사이에서 시작된 국보법 공방에 심 후보가 가세하면서 전선은 심 후보와 문 후보 사이로 이동했다.
심 후보가 문 후보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보법을 ‘박물관에 보내야 할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했는데 왜 폐지할 수 없느냐”고 몰아붙였다.
문 후보는 "국보법 폐지에 반대한 적 없다. 저의 입장은 지금 남북관계가 엄중하기 때문에 여야 의견이 모일 수 있는 범위에서 모아야 한다"며 "남북관계가 풀리고 대화국면에 들어갈 때 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심 후보가 "국보법이 악법인가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문 후보는 "악법 요소가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심 후보는 "악법이면 폐지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박물관에 못 보냈는데 제가 확실하게 보내겠다"고 말했다.
◆복지정책 재원 마련 방안
대선 후보 5명은 '공약 재원마련 방안'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유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겠다고 하는데 무슨 돈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냐"며 "문 후보가 출산율을 높이고 (국민연금) 가입자 수 늘리면 된다고 하는데 그것은 답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증가와 관련한) 재원조달방안이 전혀 없다. 돈이 어느 구멍에서 떨어지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10% 올리는 것을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어떤 비율로 올리냐에 따라 재원대책이 달라질 수 있다"며 "그 설계를 잘하면 국민연금 보험료의 증가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유 후보는 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안 후보도 다른 말씀 하실 게 별로 없다"며 "공약을 보면 5년간 200조원 쓰도록 돼있는데 돈을 어디서 마련할지에 대한 부분을 보니 지난 2012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가 이야기 했던 것과 거의 똑같이 돼있다"고 밝혔다.
이에 안 후보는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본다"며 "하지만 순서가 있다. 정부재정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투명하지 못한 점부터 고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 후보도 복지정책 재원 마련 공방에 가세했다.
심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문 후보의 복지공약이 굉장히 많은데 증세계획은 전혀 나와있지 않다"며 "지난 총선엔 그나마 한 13조7000억정도 증세계획이 포함됐지만 이제는 그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 없는 공약은 내지 말아야 한고 일단 냈으면 책임 있게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방침만 발표하고 구체적 설계는 뒤에 발표하는 경우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마치 기획재정부 국장들끼리 논쟁하는 것 같다"며 다른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경제철학과 사상 그리고 통치철학 갖고 덤벼야지 수치를 하나하나 따지는 것은 대통령의 역할이 아니다"라며 "안 후보와 문 후보가 쩔쩔 매는 것을 보니 기재부 국장한테 설교 받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증세
대선 후보 5명은 '조세 정의 및 세목 조정'에 대한 공통 질문을 받고 증세와 감세, 조세 형평성 강화 등에 대해 저마다 다른 입장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동안 지속적으로 부자 감세와 서민증세가 있었다"며 "고소득자 과세강화와 자본소득 과세강화,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과표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명목세 법인세 인상 등으로 증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우리나라 국민의 35∼40%가 면세이며 상위 20%가 우리나라 전체 소득세의 93%를 낸다"며 "그렇기 때문에 부자 감세하는 것은 좀 무리한 측면이 있다. 차라리 법인세 같은 것은 감세해야 된다"고 반박했다.
훙 후보는 5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법인세 감세를 주장했다.
안 후보는 "조세형평을 위해서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 번째로 소득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며 "둘째로 제대로 누진제가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은 비율의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소득이 더 많은 사람, 재산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내는 원칙을 확실하게 지키면 되는 것"이라며 "많은 대선후보가 수많은 복지 프로그램 공약을 하면서 세금을 얼마나 더 걷을지 전혀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중(中)부담 중(中)복지를 향해 나가도록 하고 국민이 합의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의 복지를 원한다면 단계적인 증세를 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우리 국민이 바라는 조세 정의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형평성 문제"라며 "권력 있고 돈 많이 버는 사람은 불법 탈세하고 봉급쟁이는 꼬박꼬박 내는 게 불신"이라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또 "낸 세금만큼 복지든 뭐든 돌아와야 하는데 나가는 것만큼 돌아오지 않는다. 투명성이 제고 돼야 한다"며 "복지에 필요한 돈을 그 목적으로만 쓰는 사회복지세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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