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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맘은 安인디, 당선 가능성을 봐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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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표밭 르포③대전…文·安 사이서 고민
민주 호남 경선 발표 후 충청 민심 요동
일각선 충청 홀대론 제기…보수는 침묵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아무래도 안희정 씨가 충청도 출신이니까 마음이 가기는 하는데, 당선 가능성은 문재인 씨가 높은 거 같고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상황을 좀 봐야죠. 청와대나 국회를 세종시로 옮긴다는 공약 같은 거에 현혹되지 않습니다. 이번엔 (정권이) 한번 바뀔 때가 됐다고들 하죠."

27일 대전 중앙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62)는 조기대선을 바라보는 충청권의 민심을 이 같이 전했다. 그는 과거 보수진영에 투표를 해왔지만, 이번만큼은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세론에 올라탄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와 충청권을 대표하는 안희정 후보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충청권은 그 동안 선거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영남과 호남으로 양분된 정치 지형에서 특정 정당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교차투표를 하며 존재감을 부각시켜 왔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충청권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조기대선에선 민주당 쪽으로 분위기가 기운 듯했다.

대전역에서 궁동으로 향하는 택시기사 조모(52)씨는 "이번엔 문 후보가 하는 게 순서"라면서 "안 후보는 충청도서 역량을 좀 더 키우고 다음에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젊은 층은 문 후보 지지의사를 더 분명히 했다. 충남대 한 학생(21)은 "안 후보가 왜 대연정을 말하는지 이해는 되지만, 지금은 적폐청산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대전복합터미널 대합실에서 만난 이수연(59·여·충남 예산)씨는 "문 후보는 말이 좀 오락가락해 기회주의자 같다"며 "안희정 씨나 안철수 씨처럼 젊고 정직한 사람을 뽑아야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경선에서 문 후보가 확정될 경우엔 투표할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충청이 소외됐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었다. 대전역전 지하상가에서 만난 한 노신사는 "문재인 씨는 대전에 코빼기도 안 보이고 만날 호남에만 가 있다 던데"라면서 "아직 본선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충청권을 이렇게 홀대하면 나중에 정권 잡으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모집에 충청권은 신청 참가율이 가장 낮았다. 지역별 신청자 수가 집계된 1차 선거인단 162만여명 중 충청권은 13만여명으로 10%에 불과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호남이 진보진영의 상징성이 있고 선거인단도 많아 후보들이 호남에 집중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민주당의 첫 경선지였던 호남에서 문 후보가 60%를 득표하며 압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청권의 민심은 또 한번 요동쳤다. 천안 소재 대기업에 다고 있는 정모(38)씨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최순실 사태 이후 민주당에 입당했다"면서 "문 후보가 (호남 경선에서) 너무 압승해서, 저는 안 후보에게 표를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은 말을 아꼈다. 대전에서 20여년 동안 개인택시를 해 온 조모(67)씨는 대선 민심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말 해 뭐하나"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질문을 이어가자 마지못해서 입을 열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왜 구속돼야 하나"라면서 "이왕 대선이 치러지게 된 거 보수정권이 들어서야 경제든 안보든 할 줄 안다. 홍준표 씨 정도면 믿을 만 하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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