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롯데 분풀이…벌써 중국 매장 4곳 중 1곳 문닫아
중국 '기회의 땅'에서 유통家 무덤으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기회의 땅'으로 꼽혔던 중국이 국내 유통업계에게 무덤으로 변했다. 13만명의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으로 일찍부터 진출했지만, 막대한 투자금을 손해보고 자의반타의반 사업을 접고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다음달 임대계약이 만료되는 중국 상하이 라오시먼점을 폐점한다. 이로써 이마트 중국 매장은 7곳에서 6곳으로 줄게 됐다. 이들 6개 매장 가운데 올해 임대계약이 만료되는 곳은 없다. 다만, 수익성이 악화되는 사업장의 경우 임대기간이 끝나지 않아도 철수할 가능성도 제기돼 추가 폐점도 나올수 있다.
이마트가 손실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 철수를 결정했다면, 롯데그룹은 이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차별 보복으로 강제 철수 위기에 직면했다. 롯데가 국방부와 사드 부지 교환계약이 체결한 지난달 28일 이후 중국 전역의 롯데마트 매장에 대한 시설점검이 이뤄졌고 이날까지 23개 매장이 소방법 등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중국에 진출한 전체 롯데마트는 99개로 중국내 롯데마트 4곳 중 1곳이 문을 닫은 것이다.
문제는 롯데에 대한 중국의 사드 분풀이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베이징의 한 롯데마트는 올해 춘제기간(중국의 설명절) 정상가의 8배 가량 상품값을 부풀린 판촉물을 문제삼아 50만위안(한화 83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 유통업체들이 명절기간 가격을 10배 가량 부풀리는 관행을 고려하면 중국 당국이 롯데에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기업과 합작 형태로 중국에 진출한 홈쇼핑 업계는 경영 노하우만 뺏기고 손을 털고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합작사 귀주가유구물집단유한공사와의 경영권 갈등으로 지난해 4월부터 현대가유홈쇼핑의 판매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고, 중국에서 3개 홈쇼핑 법인을 운영하는 CJ오쇼핑은 2012년 동방CJ 지분 26% 중 11%를 현지 미디어사에 매각해야 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2010년 인수한 중국 '럭키파이'에 대한 정리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악화되면 중국에서 사업을 접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현지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만큼 아직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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