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T2 사업자부터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감점
시장획정 여전히 못해…세계 1위 듀프리도 국내 점유율 1% 미만 '중소기업'
신세계 점유율 8%, 내년부터 10% 넘어 시장지배적 사업자 될수도

"면세점 사업자 독과점 막는다더니"…'시장' 기준도 못잡은 정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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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사업자 선정 과정에 처음 도입될 '독과점 기업 패널티'의 시장점유율 기준에 대해 정부가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심사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세부안 마련 주체도 명확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신규면세점 특허 획득 제한을 목적으로 현재 국무조정실의 규제심사를 받고 있는 관세법 시행령 개정안(192조의3)에 면세 시장을 특정하는 조문이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관세청은 관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시장 지배적 추정사업자에게 감점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심사에서 기준 삼을 '시장'을 아직 정의하지 못한 것이다. 특허 발급 지역이나 국내로 한정할 지, 아니면 전 세계 국적의 외국인 대상 사업임을 감안해 글로벌 시장 전체로 할 지 확정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점유율 산정을 일정기간의 평균치로 할지, 직전년도로 할지 등 기간도 미정 상태다.


기획재정부가 개정안에 관련 조문을 포함시키지 않으면서 시장 기준은 오리무중이 됐다. 이번 입찰에는 스위스 듀프리, 미국 DFS 등 해외사업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획정에 따라 감점 대상 및 심사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 듀프리는 2015년 매출 기준 세계 1위 기업이지만 국내 점유율은 1%(601억원, 0.65%)에도 미치지 못한다. 듀프리의 국내 합작법인 토마스듀프리줄리코리아가 2013년 김해국제공항 사업자 선정 당시 중소ㆍ중견 업체로 분류ㆍ선정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인천공항 제2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배치계획

인천공항 제2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배치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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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기관들은 명확한 기준 마련에 대해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답만 거듭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물류과 담당자는 "관세청은 개정안을 반영해 심사만하는 것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관세법 개정을 주도하는 기재부 결정 사안"이라고 설명했고, 기재부 관계자는 "조문에는 포함하지 않았고, 시장획정 등 세부 방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유권해석 질의를 해 답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 측은 관련 논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유권질의가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만약 시장 기준 등을 공정위에서 결정해야 한다면 기본적인 점유율 조사부터 착수해야 하는데 4월말(입찰 마감, 심사 시작 예정)까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지위를 남용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 이를 제재하기 위해 시장획정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국내시장을 기준 삼아 점유율을 산정, 감점을 부과한다면 국내 기업이 받게될 역차별 문제 뿐 아니라 오히려 중견 사업자의 성장을 법이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청이 이번 입찰공고에도 적시한 공정거래법 제 4조에 따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사업자의 점유율이 75% 이상일 경우다. 단, 점유율 10% 이하 기업은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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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롯데는 국내의 48.6%, 신라(HDC신라 포함)는 27.7%의 점유율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7.8%로 3위 사업자로 꼽히지만 10%가 넘지 않아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아니다. 그러나 명동점이 최고 일매출 50억원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연내 강남 센트럴시티에 매장을 오픈하면 내년에는 점유율 10% 이상이 확실시 된다. 2018년 이후 시장에 나오는 특허권 심사에서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1, 2위와의 경쟁을 통해 시장 쏠림 구조를 완화해야 하는 3위 기업이 오히려 진입장벽에 부딪치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기준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불거진 특혜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감점'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인데, 세부안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국내 시장으로 한정하자니 역차별 논란이 예상되고, 글로벌 시장을 기준으로 하려니 공신력을 가지는 집계기관이 없어 조사가 지연되는 등 현실적인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 진출했거나 시도하는 국내 면세 기업들은 로컬 및 세계 1, 2위 기업의 엄청난 텃세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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