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면서 삼성에 불면의 밤이 다시 찾아왔다. 이 부회장의 영장심사가 종료되면 서울구치소에서 다시 다음날 새벽까지 법원의 결정을 초조하게 기다려야 한다. 이 부회장이 지난번처럼 영장 기각으로 풀려날지, 아니면 구속될지에 따라 삼성의 운명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한국기업 사상 최대인 80억달러의 하만 인수, 갤럭시노트7의 단종과 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릴 사령탑이 부재 상황에 놓인다. 삼성으로서는 비상사태다. 일상적인 기업활동만 유지할 수밖에 없다. 국내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은 2015년 기준 계열사 67개에 자산 총액만 351조4천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0조원이 넘는 매출에 3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벌고 미국(34%)과 중국(15%)이 절반에 육박한다. 해외 생산과 판매법인,연구소 등은 200여곳에 이른다. 협력사만 2709여개에 이른다.
삼성은 달라진게 없다는 입장이다.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등 새로운 죄명이 추가됐지만, 승마 지원과 관련한용역계약 체결이나 말 구입비의 송금 행위에 죄명만 덧씌운 것에 불과하다는 게 삼성 측 시각이다. 특검의 영장 내용이 1차 때와 큰 틀에서 달라진 게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같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도 구치소에서 나와 체어맨에 탑승한 후 멀리 사라지고 나서야 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서로 "고생했다"며 인사를 건넨 뒤 바로 서초사옥에 출근했다. 삼성 관계자는 "어젯밤에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당사자인 이재용 부회장도 불면의 밤을 보냈을 것"이라며 "법원이 오직 법리와 증거만으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