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기 전영석 책임(롯데홈쇼핑)
홀로서기 앞두고 "가슴이 뜁니다"

롯데홈쇼핑 전영석 미디어전략팀 책임

롯데홈쇼핑 전영석 미디어전략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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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40분이 넘게 걸리는 출퇴근길. 평범한 월급쟁이가 '사장님의 꿈'을 꾸게된 계기는 사소했다. 서울과 일산을 오가는 동안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시청한 동영상(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아기물티슈 제조사 몽드드를 설립한 유정환 전 대표의 강연을 보고나서다. 800만원을 들고 상경한 유 전 대표가 유아용 물티슈 시장을 석권하며 5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린다는 이야기는 한 가장의 창업 열정에 불을 붙였다.


전영석 롯데홈쇼핑 미디어전략팀 책임(39)은 "저보다 어린 친구가 창업으로 성공한 것을 보고 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실패할까봐 두렵고, 성공하지 못한채 다시 돌아올까봐 두렵지만, 그보다 먼저 가슴이 뛴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 책임은 11년간의 직장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홀로서기에 나선다. 그는 지난해 11월 롯데그룹이 기업문화개선 차원에서 마련한 창업 프로그램 '롯데 사내벤처 프로젝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그는 아기의 바지를 내리지 않고 교체가 가능한 유아용 팬티 기저귀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고, 조만간 서울 선릉에 조성된 롯데 엑셀러레이터에 파견돼 창업을 준비한다.


전 책임은 롯데홈쇼핑에서 상품과 거리가 먼 송출수수료 업무를 담당해왔다. 그의 창업아이템 유아용 팬티기저귀는 '실전 육아'의 고달픔에서 만들어졌다. 아들을 키우며 기존의 팬티기저귀를 사용하다보니 외출시 갈아입히는 과정이 고역이었던 것. 돌쟁이 아들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데다, 겨울철에는 바지와 내복까지 모두 탈의해야하는 팬티 기저귀의 불편함은 자칭 '코끼리 기저귀(아웃도어 기저귀)'의 개발로 이어졌다. 이 기저귀는 팬티 기저귀와 밴드 기저귀의 장점을 집약한 것으로 복대와 같이 허리 부분을 감싼 뒤 밴드 기저귀를 앞뒤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디자인을 직접 고안해 재봉틀로 만들어 아들에게 입혔고, "더 많이 만들어 달라"는 아내의 요구로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했다. 전 책임은 그해 상여금이 나오자마자 특허까지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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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가 나오면 대박이 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전 책임이 직접 기저귀 제작에 나섰지만 막대한 제작비용으로 포기해야 했다. 그는 "특허비용 400만원만 버리는 줄 알고 체념하던 중 회사 엘리베이이터에서 '롯데를 떨게할 그들이 왔다'는 롯데 사내벤처 프로젝트 포스터를 보게됐다"면서 "내 마지막 찬스라고 생각하고 지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사내 경쟁은 치열했다. 롯데그룹내 직원 200명이 지원했고, 1차에서 전 책임을 포함 11명이 선발됐다. 2주 뒤 1차 프리젠테이션(PT)을 거치면서 6명으로 압축됐고, 이들 중 전 책임은 1위로 뽑혔다. 그는 6개월간 창업 전문가들과 해당 아이템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한 뒤 창업 여부를 결정한다. 창업에 실패해도 다시 롯데홈쇼핑으로 돌아올 수는 있다. 하지만 그는 "제가 롯데 사내벤처 1기인 만큼 제가 잘돼야 2~3기도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스타트업 생존율이 10%에 못 미치지만, 일단 (창업시장에서)살아남은 것이 목표고 꼭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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