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가 번역 마스터해도, 영어공부는 계속해야"
구글 서울캠퍼스 '인공지능 포럼'
"언어학습은 타인의 문화를 경험하는 것"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인공신경망을 활용해 번역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앞으로는 외국어 공부를 안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구글 번역 기술전문가는 "인간의 언어학습은 계속돼야 한다"고 답했다.
9일 서울 대치동 구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구글AI 포럼'에서 마이크 슈스터 구글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는 실시간 화상강연을 통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단어나 문장을 익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다른 사회의 문화를 익히고 세상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글이 번역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나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문적인 책 한권을 번역해내는 일에도 목표를 두고 있지만, 인간의 언어 학습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나는 독일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공부를 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언어 환경에서 다양성을 배웠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번역 기술에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구글은 기존의 '구문기반 기계번역'을 개선한 '신경망 기계번역'을 지난 9월 내놨다. 구글은 새로운 번역 모델을 개발하는 데에 3년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3.5개월만에 결과물을 도출했다.
과거 번역에서는 아시아 언어의 번역품질이 비교적 나빴는데, 신경망 기계번역을 통해 능력이 매우 좋아졌다. 특히 한국어의 번역품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구글의 번역품질 개선평가기준에 따르면 형편없는 번역을 0점, 완벽한 번역을 6점으로 본다. 보통 0.1점만 개선되어도 새롭게 출시가 가능한 수준으로 본다. 여기서 한국어는 무려 0.94점의 개선효과를 나타냈다.
이번 신경망 번역은 개발자들도 예상치 못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 문장안에 한국어와 일본어가 뒤섞인 문장의 경우에도 AI는 평균 수준 이상의 번역 결과를 보여줬다. 이는 개발자들이 AI에 따로 학습시키지 않은 부분이었다.
번역품질 개선효과는 트래픽 증가로 나타났다. 구글은 "지난 2달간 구글번역을 이용한 트래픽이 50% 증가했다"며 "아직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구글 번역 품질의 획기적 개선으로 인한 이용자 유입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가장 뛰어난 개선효과를 언어는 터키어였다. 터키어에는 길고 어려운 단어가 많아, 기계학습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 터키어 데이터가 부족했던 점도 있었는데, 신경망 기계번역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번역 능력이 개선됐다.
10년전 구글 번역은 몇 개의 소수언어 번역 서비스를 시작해, 이제는 103개 언어를 지원하고 매일 1400억 단어를 번역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박영찬 구글 테크 리더는 이날 포럼의 첫번째 세션 'AI와 머신러닝 개요'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그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창의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빵사와 AI의 관계로 생각해보자. AI는 단지 제빵사에게 반죽을 만들어 줄 수 있을 뿐이다. 어떤 빵을 만들고, 어떤 데코레이션을 할지는 인간 제빵사의 몫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은 오히려 꿈을 꾸는 사람에게 더 유리한 분야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의 능력을 활용해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어떤 좋은 서비스를 창출해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기획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AI가 자율성을 갖고 인간이 예상치 못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그는 "현재 AI는 연구단계로 봐야 한다. 기존이 데이터를 어떻게 정제해 보여주는가 하는 정도의 수준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존재를 위협할 정도로 가기까진 100년,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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