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대책 100일②]냉기도는 강남 아파트시장..거래·가격 약세 현실화
11·3대책 후 강남3구 매매거래 전년比 14% ↓
공급과잉·금리인상 악재 더해져 관망세 지속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해 11월 이후 강남권 아파트거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1·3부동산대책이 당시 과열양상을 띤 강남권 신규분양물량을 겨냥해 나왔는데, 분양시장을 옥죄면서 기존 아파트 거래나 가격까지 영향을 준 셈이다. 강남권 신규분양은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물량이 대부분으로 11·3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돼 분양 후 입주 시까지 전매제한이 금지됐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기존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3590건(분양·입주권 제외)으로 앞서 1년 전 같은 기간(2015년11월~2016년1월)에 견줘 14%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서울 내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가 6% 가량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강남지역의 거래감소는 눈에 띄는 수준이다.
거래가 줄면서 가격도 약세를 보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말 기준 107.7로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말과 비교해 0.5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강북지역을 포함한 서울 전역이나 수도권, 전국 기준으로 이 기간 모두 지수가 올랐는데 강남권만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시중금리가 오르고 공급과잉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는 등 주택거래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 탓도 있지만, 강남권 아파트 시장의 침체는 11·3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신규분양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일에 달해 정부에서도 시장과열이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강남권을 비롯해 과천, 부산 등 특정지역만을 타깃으로 한 11·3대책이 나온 배경이다.
지난해 들어 향후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수요가 분양 후 웃돈을 노리고 청약하거나, 재건축사업이 추진중인 아파트를 도중에 매입해 가격이 오른 시점에 되파는 일이 적잖았다.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시키는 등 당초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로 심리가 가라앉았고, 이러한 투기수요는 물론 잠재 매수·매입층까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줄고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을 이끌었던 강남권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한 분양시장이 한풀 꺾인 가운데 시중금리 인상, 공급과잉 등 악재가 산적한 만큼 연착륙을 위한 정책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재건축이 지자체 인허가에 따라 사업추진여부가 달려있는 데다 11·3대책 이후 계절적 비수기였던 만큼 우선 시장 파급효과 등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금리 등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주택수급에 영향을 끼치는 금융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당국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으나 반대 부작용도 따져봐야 한다"면서 "경기둔화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고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속도조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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