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선주의에 핵심동맹 EU는 없다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라는 이름 아래 기존 동맹과 우방들도 흔들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미국의 핵심 동맹이자 주요 무역 파트너인 유럽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이자 양측의 전통 동맹 관계도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설한 국가무역위원회의 피터 나바로 위원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유로화가 엄청나게 저평가됐다"며 "독일이 이런 유로화로 미국과 주변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거 독일이 마르크화 약세로 무역에서 이득을 봤다"면서 "현재의 저평가된 유로화는 사실상 과거 독일의 마르크화와 같다"고 공격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독일이 미국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 협상 추진의 '장애물'이라고 지목한 뒤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협상 결렬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통상 분야 설계자로 불리는 나바로 위원장의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미국 뉴욕 등 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15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 가진 회견에서 EU가 "독일의 도구에 불과하다"며 "영국이 EU를 떠난 것은 현명한 선택이고 다른 국가들도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주도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관련해서도 "시대에 뒤졌다"고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정부의 거듭된 공세에 유럽의 인내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바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유로화 및 그 가치 문제와 관련해 독일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독립적으로 정책을 잘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왔다"고 반박했다.
한편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오는 3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들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의 해양 진출 등 영토 야욕,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적인 정책,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의 테러와 함께 트럼프 정부의 '우려스런 정책'이야말로 EU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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