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투자자들]“스펙쌓기 NO! 투자동아리 통해 배운 건 '사람'이죠”
대학생연합가치투자동아리 수리가 외부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있다. 이렇듯 대학교 투자동아리는 증권사, 은행사 등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자주 진행한다.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김병욱 인턴기자, 이윤주 인턴기자]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사람’ 아닐까요. 동아리의 주목적은 스펙 쌓기와 취업이 아니예요.”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연합해 만든 대학생연합가치투자동아리인 수리(SURI, Student Union for Reasonable Investment)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연세대학교 4학년 김태훈씨(지구시스템과학과)는 자신의 동아리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리가 연합동아리인 만큼, 활동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마주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몰랐던 나만의 장점과 능력을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동아리의 목표는 그의 의견에 걸맞게 ‘배움, 수익, 그리고 사람’이다.
대학생들은 과연 돈을 어떻게 생각할까, 대학생들은 과연 투자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대학교 투자동아리 인터뷰’들에선 의외로 ‘사람’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돈, 경제, 금융지식 등을 배울 수 있었지만 가장 남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얘기였다.
고려대학교 경영대 가치투자동아리 큐빅(KUVIC, Korea University Value Investment Community)의 회장 송선희씨(국어국문학과 4학년) 역시 큐빅의 장점에 대해 전문적인 투자지식학습과 더불어 사람중심의 가치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동아리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배우되, 지식을 정복하자는 것보다는 멤버 간 유대감을 중시해 서로 도우며 이끌어나가는 분위기”라며 “새로운 회원을 뽑을 때도 투자지식기반이 탄탄한 것보다는 조직에 잘 어울리는지, 그리고 최선을 다해 참여할 수 있는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투자동아리인 만큼 금융지식 학습과 투자정보 공유가 가장 중요한 활동이지만 이런 활동에서도 ‘사람’은 빠지지 않는다.
서강대학교학교 가치투자동아리 SWIC(Sogang Wise Investment Club)에서 활동 중인 김대영씨(경제학과 4학년)는 졸업한 선배들과의 만남을 가장 기억나는 동아리 활동 중 하나로 꼽았다. 김씨는 “우리는 매해 하반기에 ‘홈 커밍데이’를 열어 선배들을 초대한다”며 “선배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금융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현장실무를 듣고, 또 본인들이 평소 궁금해 했던 많은 점들을 직접 물어보는 시간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 기회를 통해 취업 스토리, 기업 실무 활동 등 학생들은 쉽게 알 수 없는 다양한 정보들이 공유되고, 다양한 질문이 오고 가면서 자연스러운 소통이 진행된다. 선후배간의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것도 큰 자산이다. 특히 선배들과 함께 가지는 세션 중 일부는 동아리원이 아닌 학생들도 초청한다. 동아리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언제든지 참여 가능한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대학교 투자동아리 와이번(Wyyvern) 역시 졸업한 선배들과 재학생 후배들 간의 교류가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 동아리 회장 전병일씨(중국학과 3학년)는 “금융동아리인 만큼 동아리 출신 선배들이 금융권으로 다수 진출했다”며 “2~3년 전부터 선배들과 그룹 채팅방 등을 통해 이론적인 측면뿐 아니라 실무적인 측면까지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재학생들은 선배들의 실무현장 경험을 새로운 투자의 자료로 삼기도 하고, 현대 경제 흐름 등을 들으면서 공부 방향을 정하기도 한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배운 지식과 경험이 실제 투자에 바로 적용되는 것이다.
전씨는 “실제로 동아리 회원들은 현업에 종사하는 선배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얻은 정보를 스스로 응용해본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책에서 접하는 정보보다는 사람을 직접 만나 호흡하면서 얻은 지식과 경험이 훨씬 도움이 되고 기억에도 남는다는 얘기다.
이들이 이렇듯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지식을 습득하면서 배운 돈, 투자, 주식, 경제는 무엇일까.
송선희씨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돈을 소중히 여기는 소비습관을 배웠다고 전했다. 그는 “돈은 대학생에게 멀고도 가까운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사회에 나가기 전 돈에 대해 체감하기 위해 직접 재테크를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적금이든 주식투자든, 대학 시절 직접 변화하는 숫자를 보며 돈에 익숙해진 사람과 아닌 사람은 소비습관부터 차이날 것이다”고 투자동아리 활동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동아리에서 오래 활동한 만큼 투자에 대한 본인의 소신으로 자신만의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전병일씨는 “남들이 많이 찾아보지 않은 주식 중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인데,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부채 비율이 낮으나 주가 부양 의지가 적은 회사들이 투자하기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학생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며 "남들이 보기에 화려한 스펙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실력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발전 가능성을 높인다면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곳은 어디서든지 나타날 것"이라고 그만의 가치관을 내비쳤다.
김병욱 인턴기자 glummy93@asiae.co.kr
이윤주 인턴기자 macaron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