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애리조나는 얼마나 따뜻할까. 5년 만에 참가하는 전지훈련. 프로야구 kt의 포수 이해창(30)은 "지난 겨울에는 전라북도 익산에서 훈련했는데 올해는 애리조나에서 하니까 인생역전이다. 전지훈련 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며 웃었다.


이해창은 지난해 정말 인생역전을 했다. 2군 경기에조차 나가지 못해 방출 설움을 겪은 그가 지난 시즌에는 7월 말부터 매일 1군 경기에 나갔다. 2010년 프로에 입단한 뒤 7년만의 일이었다.

이해창을 지난 18일 서울시 논현역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실내를 한번 둘러보며 익산에 있는 훈련장 얘기를 했다. "익산은 추웠다. 이 카페의 절반 정도 되는 실내에서 훈련했는데 타격을 하면 타구가 그물에 걸려 떨어지고 송구 거리도 홈플레이트와 1루 사이보다 가까웠다."


이해창 [사진= kt위즈 제공]

이해창 [사진= 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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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첫 프로 팀은 넥센이었다. 2013년 12월에 결혼했는데 이듬해 9월 방출됐다. 그때 생각이 바뀌었다. 이해창은 "넥센에서 성실하게 야구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절실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성실함과 절실함은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했다. 오기가 생겼다. "아파서 그만두는 게 낫다는 각오로 하니 야구가 잘 됐다. '아플까봐 불안해서 더 할 수 있는데도 못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해창은 경기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2004년 12월 양쪽 무릎을 수술했다. 졸업한 뒤 프로 지명(KIA)을 받았지만 몸 상태가 신경쓰였다. 한양대로 진학해 1학년이던 2006년 5월에 왼쪽 무릎을 또 수술했다.


지난해 10월18일에 부임한 김진욱 kt 감독(57)은 이해창에게 한마디 했다. "더 잘했어야 하는 선수인데 이제 활약하고 있냐"고. 이해창은 "고등학교 다닐 때 감독님이 계시던 인창고와 연습경기를 자주 했다"고 했다.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도 이해창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해창은 "넥센에 신인으로 입단했을 때 2~3년 정도까지 많이 기대하셨다. '네가 잘 해야 한다. 기대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점점 안 되니까 '잘 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안 되냐' 하시면서 아쉬워 하셨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에게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야구를 하라"고 주문했다. 이해창은 "지난해에는 살아남아야 하니까 여유가 없었다. 올해는 여유를 갖고 후배 투수들 편에 서서 그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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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창(오른쪽)과 주권 [사진= kt위즈 제공]

이해창(오른쪽)과 주권 [사진= 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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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에서도 정확도를 높일 생각이다. 그는 지난해 타율 0.203(231타수 47안타), 6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이해창은 "제가 힘에서는 안 밀린다. 타율을 적어도 0.250까지 끌어올리고 삼진을 좀 줄이고 싶다"고 했다. 이해창은 지난해 볼넷 아홉 개, 삼진 예순다섯 개를 기록했다.


야구팬들은 이해창을 지난해 9월7일 대구 원정경기에서 한 경기에 홈런을 세 개 친 선수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해창은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앞으로 더 좋은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야지 거기에 얽매면 안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차라리 방출당한 날을 기억하겠다. 그때도 9월이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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