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불구, 금융권에 '낙하산' 인사가 지속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등 적폐와의 단절을 기대하는 촛불 민심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주택금융공사 신임 비상임이사로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동주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하만철 전 부산시 노인복지과장 등 3명을 임명했다. 주택금융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3배수로 올린 후보 중에서 낙점한 것이다.


김 교수에게는 '친박' '폴리페서'란 꼬리표가 붙어 있다. 김 교수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 성동구 갑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을, 2012년 대선 때는 당시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메시지 단장을 지냈다. 17대와 19대 총선에 출마해 낙선했고, 지난해 20대 총선에도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 교수는 2012년 총선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선대위원장과는 나라를 걱정하는 정치철학이나 가치관이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인천지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부 검사, 금융위원회 법률자문관 등을 거쳤으며 2015년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세종시에 변호사사무소를 차리고 20대 총선에 나섰으나 그 역시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재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다.


앞서 지난해 11월 말에는 박근혜 대선 캠프에 이어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친박 강일원 가톨릭관동대 미래전략처장이 IBK저축은행 사외이사에 선임돼 낙하산 논란을 빚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예비후보로 나섰다 자진사퇴했다. IBK저축은행은 기업은행의 100% 자회사다.


금융권 사외이사의 보수는 평균 연 4500만원 수준이며 공기업들은 이보다 낮은 3000만원 안팎이다. 고액은 아니지만 주택금융공사 신임 사외이사들처럼 겸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연간 이사회 참석 횟수가 10회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자리다. 사외이사의 주된 책무 중 하나는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지만 실제 이사회에서 상정된 안건에 반대하는 경우는 전무하다시피하다. '거수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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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금융사의 대표나 감사 자리는 집중적인 조명을 받아서 낙하산을 내려보내기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사외이사 인사는 비판을 받아도 넘어갈 수 있다는 인식이 많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외이사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성인의 경지"라고 노골적으로 찬양한 송창달씨가 선임돼 야당이 철회를 공식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현황 조사 결과, 친정권 이력자나 고위 공직자 출신 등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외이사가 전체의 46%를 차지한다"면서 "국유회사와 주인 없는 금융그룹을 정권의 전리품 정도로 여기는 후진적인 발상부터 뜯어고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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