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6%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건설투자 성장률은 이보다 4배 이상 높은 10.8%에 이른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침체된 상태에서 사실상 건설 부문이 그나마 경기를 지탱해온 셈이다.


하지만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은 4.0%로 2015년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 부동산 경기라는 '앰플주사'에 의존해온 한국경제의 상황이 올해 힘들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2017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6%로 낮췄지만 이조차도 낙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017년에 2.4% 성장을 예상한 바 있다.


수출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완만한 가운데 세계 교역량 증가세도 둔화됨에 따라 여전히 제한된 증가세가 예상된다. 내수는 실질소득 개선세가 축소돼 점차 둔화될 것이란 잿빛 전망이다.

KDI는 "성장기여도 측면에서 향후 진행될 주택건설의 증가세 둔화는 2017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0.4~0.5%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을 경제정책의 주된 축으로 삼았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2014년 경제부총리로 취임한 이후 첫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한 말이 "가시적인 성과가 조기에 나타날 수 있도록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는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부동산 금융규제의 상징과 같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했으며, 때맞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췄다. 당시의 정부 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빚내서 집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부동산 불패 신화'가 저물어가던 때였다. 국민은행 부동산통계를 보면 전국 집값 상승률은 2011년 6.86%를 정점으로 이듬해 -0.03%를 기록했고 2013년에도 0.37%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정부가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리려 한 것이고, 한동안 움츠려있던 건설사들은 이에 화답하듯 아파트 분양 물량을 쏟아냈다.


2000~2014년 연간 평균 분양 물량이 26만가구가량이었는데 2015년에 그 두 배인 52만가구, 지난해에도 50만가구에 육박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의 문턱이 낮아졌고 분양권 전매에 제한이 없다보니 너도나도 청약에 뛰어들면서 경쟁률이 치솟았고 이 때문에 더욱 과열되는 현상을 빚었다. 소득이 없는 대학생이나 주부 등도 이에 가세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한국 경제는 건설경기가 떠받치는 구조가 됐다. 2006~2015년 주택건설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였고 연 평균 GDP 성장률 3.5%에 대한 기여도는 0%포인트였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주택건설은 전년 동기보다 23.4%나 증가하면서 성장률 기여도가 1% 포인트를 넘을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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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요를 크게 초과하는 공급이라는 면에서 향후 경제의 큰 부담이 될 공산이 크다.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한국은행은 "2012년 이후 주택 수요는 34만가구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다. 주택 공급은 크게 확대돼 2015~16년에 주택공급이 매년 49만가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가구 수 증가 대비 2.0배로 200만호 건설에 의해 대규모 공급과잉을 경험했던 1992년~95년의 1.8배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KDI는 "가계부채가 확대되면서 주택 건설은 급증한 반면, 기업부채는 정체되고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단기적 경기부양책보다 부실 기업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화 등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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