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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유통결산-면세점③]12兆 면세시장 지각변동…무한경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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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서울에만 13개 면세점 대격돌

서울 시내의 한 면세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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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면세업계는 올해 지각변동을 겪었다. 지난해 1, 2차에 걸쳐 선정된 사업자들이 올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해 서울에서만 총 9개의 시내면세점이 경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운영중인 면세점이 특허를 상실, 폐점하는 이례적 사건도 발생한다.

신규 업체들은 나름의 차별화 영업에 나서며 연착륙을 시도했지만 결국 시장 전체는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제한적인 관광객 수에 비해 사업장 수가 빠르게 늘면서 송객수수료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다. 영업 초기 막대한 투자비용이 드는 사업적 특성상 대부분의 업체는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게 된다.
여기에 연말인 지난 17일 총 3개의 신규 사업자가 추가로 선정되며 내년이면 13개의 시내면세점이 생존을 위한 혈전을 치르게 된다. 이제는 누가 더 잘 버느냐가 아니라, 누가 적자를 면하느냐의 싸움이 됐다.

◆워커힐면세점, 역사속으로= 올해 업계 최대 사건은 워커힐과 월드타워면세점의 폐점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경우 지난 17일 3차 사업자로 선정되며 부활에 성공했지만 워커힐면세점은 또 다시 고배를 마시게 됐다.

1992년 SKM(옛 선경마그네틱)이 서울 광진구에 문을 연 워커힐면세점은 23년간 한곳에서 면세업을 운영해왔다. 워커힐 면세점은 중국·대만 등 관광객들에게 화커산장으로 유명하다. 워커힐의 중국식 발음인 '화커'와 산중턱에 자리잡아 지어진 '산장'의 합성어다.
지난해 특허 획득 실패로 올해 5월 문을 닫은 이후에도 매장을 비워둔 채 배수진을 치며 부활을 기대했다. 그러나 3차 사업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후 1, 2차 신규 사업자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워커힐 폐점 다음달인 6월초 신규사업자를 뽑는다는 특허 공고에 나선다. 같은 달 말에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특허기간 만료로 영업을 종료한 바 있다.

10월에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최순실 등 비선실세 개입 사건에 면세점 업체들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미르·K재단에 일부 기업이 거액의 출연금을 낸 것이 확인되면서 이를 대가로 신규 특허가 특정 업체의 구제를 위해 나온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검찰은 현재 관련 내용을 조사중이다.
(왼쪽부터)현대면세점 삼성동 무역센터 부지, 롯데면세점 잠실 월드타워점 부지, 신세계디에프 서초동 센트럴시티 부지.

(왼쪽부터)현대면세점 삼성동 무역센터 부지, 롯데면세점 잠실 월드타워점 부지, 신세계디에프 서초동 센트럴시티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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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변동 시작…이제는 강남대전이다= 관세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3차 신규사업자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롯데면세점, 신세계디에프다.

이들 사업자의 가장 큰 특징은 모두 '강남'을 부지로 한다는 점이다. 현재 명동을 비롯한 한강 이북지역에 몰려있는 면세점 수요가 강남으로 분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1차 면세점 경쟁에서 탈락한 뒤 두 번째 도전에 성공한 현대면세점은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새 둥지를 틀고,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페점한 잠실 월드타워점을 다시 오픈한다. 신세계는 명동에 이어 서초동 센트럴시티에서 시내면세점 2호점을 새롭게 연다.

이들 세 곳 모두 개별관광객(싼커)을 겨냥, 교통의 요충지에 들어선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현재 고궁과 남산타워 등 단체관광객 중심의 서울 관광지도가 마천루가 즐비한 강남지역의 쇼핑타운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올해 12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면세점 전체매출은 지난해 9조1984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10월까지의 누적 실적만 10조원을 넘어선다. 그러나 이처럼 대규모 시장이 조성됐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 13개의 서울 시내면세점의 절반 가량은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사업을 시작한 신규면세점의 경우 하루 빨리 이익을 내야 한다"면서 "현재와 같이 적자를 이어갈 경우 2020년~2021년 돌아올 특허 만료 시기에 한 푼도 돈을 벌지 못한 채 특허를 빼앗기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매출을 기준으로 특허 수수료를 최대 20배까지 올린다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데, 사실상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허울에 불과하다"면서 "잡히지 않는 송객수수료, 국정 혼란 가운데 적극적인 제도개선 의지가 없는 주무부처, 급락하는 관광 경쟁력 등 최근의 상황으로 미뤄볼 때 업계는 조만간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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