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국민은행 KB 와이즈컨설팅팀, 회계사·세무사 등 전문 자격증 보유·어려움겪는 중기에 비금융서비스·현장 직접 방문 연간 170건 컨설팅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자동차 부품회사를 운영하는 A씨는 가업승계에 대한 고민이 컸다. 수백억원대 자산을 일궜고 적절한 시점에 아들에게 사업을 물려주고 싶었으나 발생하는 거액의 세금(상속·증여세율 40~50%)이 문제였다. 자칫 ‘세금폭탄’을 맞을까 두려웠다. A씨는 거래은행인 KB국민은행 직원으로부터 우연히 ‘KB 와이즈 컨설팅’을 제안 받았다.
국민은행 와이즈 컨설팅팀은 ‘발로 뛰는 정예 요원’ 20여명으로 구성돼있다. 모두가 다 공인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경영지도사 등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스페셜리스트’들이다. 이들은 전담팀이 사업장을 방문해 가업 승계 컨설팅을 제공하거나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맞춤형 경영컨설팅을 해준다. 전국 각 지점에서 신청을 받으면 와이즈 컨설팅팀이 기업을 선별한 뒤 전담팀(2인1조)을 꾸려 컨설팅을 진행한다. 사업장을 방문해 기업 임직원들과 상담을 진행하고 문제점 진단한 뒤 해결책을 제시한다. 기간은 보통 1주일에서 2주일가량 걸린다. 모의 세무조사·회계감사도 실시하고 인사·성과평가 시스템도 만들어 직원들에게 교육한다.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외근이 많기 때문에 컨설팅 요원들은 사무실보다 기업체에 가 있는 경우가 많다. 전국을 누비며 업체당 1주일 이상의 시간을 쏟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문용철 국민은행 기업컨설팅 팀장은 “컨설팅 신청서를 검토하는 일부터 시작해 사전 상담, 실제 컨설팅 진행까지 20여명의 팀원들 업무 스케줄이 내년 1월까지 꽉차있다”고 했다. 컨설팅팀은 연간 170건 정도의 컨설팅을 진행한다. 특히 최근엔 세무조사와 회계감사 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기업 오너들에게 합법적인 절세 방법과 재무제표 관리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컨설팅이 창출한 시장도 있다. 국민은행 중소기업 대출 실적이 덩달아 좋아진 것이다. 국민은행 중기 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81조8192억원으로 지난해 말(75조1531억원) 대비 9%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증가율(6.5%)보다 2.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와이즈 컨설팅을 받은 고객들이 대출을 더 일으키거나 다른 기업 고객들을 소개하는 등 은행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병원이나 비영리법인,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와이즈 컨설팅의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9월 서울 4곳에 창업지원센터를 열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입지, 유동인구, 최근 트렌드 등 상권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창업컨설팅은 오픈 3개월 만에 150건 이상의 컨설팅을 수행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병원이나 비영리법인에 컨설팅을 제공해 메디컬론 등 맞춤형 대출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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