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닭고기 공급 50% 줄어들수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지 않은 육계(식용 닭) 값이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역조치 문제로 농가 절반이 병아리 입식을 하지 못해 공급량이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연말에 수요가 급증하는 치킨 등 육계 관련 식품값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AI 여파로 전국 1500여개 육계 농가 가운데 50% 가량이 신규 병아리 입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AI 발생 농가를 거점으로 반경 10㎞가 방역대로 설정되는데, 이렇게 되면 방역대 내 모든 가금류 농가의 신규 병아리 입식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AI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발생 농가 주변에 있는 육계 농가들까지 방역대로 묶이면서 사육 환경도 극도로 어려워지게 된 것. 입식에서 도계 출하까지 한 달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다음 달부터 시장에 출하되는 신선육 물량이 절반으로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AI 발생으로 소비자들이 닭고기 먹기를 꺼리면서 소비까지 급감하고 있어 전국 농가와 판매 업계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실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한 달간 이마트의 닭고기 매출은 전월 대비 23.3% 줄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에서 AI에 감염된 고기나 식용란이 유통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감염된 고기라도 완전히 익혀 먹으면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된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가금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본청 및 4개 소속기관 구내식당에서 월 4300㎏ 상당의 가금류를 소비할 수 있도록 식단에 반영키로 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20일부터 행복생생란(특대) 한판(30알)'의 가격을 기존 6500원에서 7290원으로 10% 올렸고, 홈플러스 17일 가격을 인상해 현재 6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 3개 대형마트는 이달초부터 세 차례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가격인상에도 품절사태를 빚으면서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1인당 1판'으로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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