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입김에 수백억 불법대출, 자회사 임원에 정치인 후원금 대납시키기도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산은 행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11월 경기 평택의 플랜트 기자재 제조업체 W사에 490억원대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특경 배임)를 받는다.
강 전 행장은 고교 동문 임우근 회장이 경영하는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2008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현금 1억4500만원 등 억대 뒷돈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도 받는다.
임 회장 측은 강씨에게 차명 골프장 회원권을 이용토록 하거나, 그가 운영하는 투자자문사에 10억원을 출자하는 등 지속적으로 금품·향응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
은행장 재직 중 챙긴 대가에는 뇌물, 퇴임 후는 부정처사후수뢰, 그 외에는 특경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강씨는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산은금융지주 자회사 임원들로 하여금 국회의원 후원금 3800여만원을 대납케 하거나, 금융계열사 대표로부터 취임 축하금 명목1000만원 뇌물을 챙긴 혐의도 드러났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으로 하여금 종친이 경영하는 건설업체에 24억원 상당 일감을 몰아주게 한 데 대해 제3자뇌물수수 혐의도 적용했다. 대주주 산업은행은 당시 대우조선 및 남 전 사장의 경영비리 등에 대한 경영컨설팅 명목의 사실상 감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달 1일 강씨를 구속하고 보강 수사를 펼쳐온 검찰은 앞서 월초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측근업체 특혜지원 부분만 따로 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지인이 경영하는 바이오업체 관련 정부 국책과제 사업자 선정이나 대우조선 투자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적발했다. 경영 비리로 퇴출 위기에 몰린 남상태 전 사장을 봐준 정황도 포착됐다.
강씨는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2008~2009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2009~2011냔) 등을 거쳐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2011~2013년)을 지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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