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최순실 때문에…①] '총수출석' 국정조사 D6, 초조·긴장·우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국정조사 대비 분주, 예상 질문별 시나리오 준비…'재계 저승사자' 특검 가능성에 바짝 긴장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감히 기업에서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조용히 지켜보는 단계다."

다음 달 6일 국회 국정조사를 앞두고 총수의 증인 출석이 예정된 9개 그룹은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 수사까지 받게 된 상황이어서 발언 하나, 행동 하나가 국회·특검 쪽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 행보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주요 그룹 내부에서는 국정조사 대비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9개 주요 그룹 총수가 국회 국정조사 증인으로 한꺼번에 출석하는 상황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국회 국정감사 때 가끔 총수가 출석하는 일은 있지만, 일부에 해당하는 일이고 지금처럼 전 국민적인 집중 조명을 받는 자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국회 국정조사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여야는 이미 검증된 공격력을 지닌 저격수들을 국정조사 담당 위원으로 배치한 상태다.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국정조사 청문회는 스타 정치인의 등용문이다.

[최순실 때문에…①] '총수출석' 국정조사 D6, 초조·긴장·우려
AD
원본보기 아이콘

1988년 5공 청문회 때 스타 3인방으로 떠오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이해찬 전 국무총리, 이인제 전 의원 등은 각각 대통령, 국무총리, 대선후보를 역임할 정도로 한국 정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국회의원들이 국정조사를 앞두고 칼날을 갈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는 재계 쪽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
9개 그룹 내부적으로는 의원들의 예상 질문에 대비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A그룹 관계자는 "법무팀 자문도 구하고 있고, 실무진들도 여러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면서 "돌발 상황이 생기지 않을지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계 쪽에서 걱정하는 돌발 상황은 의원들이 어떤 문건이나 자료 등을 토대로 '폭로성 질문'을 하는 장면이다. 팩트 확인이 어렵고, 그룹 총수가 답변하기 곤란한 내용일 경우 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로 단련된 의원들이 이번 국정조사 때 '유도성 질문'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주요 그룹은 국정조사 당일 실무진들을 국회에 보내 다양한 질문에 대한 참고 자료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회 국정감사 때 장관을 상대로 질의가 이어지면 공무원들이 답변 내용을 지원하는 형태와 유사한 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

9개 그룹 총수들의 연령을 살펴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이 70대이고, 다른 총수도 대부분 60대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8)과 최태원 SK그룹 회장(56) 정도가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다.

[최순실 때문에…①] '총수출석' 국정조사 D6, 초조·긴장·우려 원본보기 아이콘

고령의 총수들은 오랜 시간 긴장된 상태에서 의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을 경우 건강상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집중력이 떨어질 경우 말실수를 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 쪽에서는 그룹 총수들이 국회에서 망신을 당하는 장면이 TV생중계를 통해 국내는 물론 외국으로 전해질 경우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주요 그룹의 또 다른 고민은 국정조사 이후 진행될 특검 수사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특검은 특성상 검찰 수사 이상의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이 추천한 2명의 특검 후보는 대검찰청 강력부장 출신의 '조폭 잡는 검사' 조승식 변호사와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재계 저승사자' 박영수 변호사 등이다.

박영수 변호사는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SK분식회계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재계 쪽에서 더욱 긴장하고 있다. 당사자인 현대차와 SK는 물론이고 다른 그룹들도 두 사람 중 누가 특검을 이끄는 수장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B그룹 관계자는 "저승사자로 불리던 박영수 변호사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는가"라면서 "하지만 우리도 피해자인 측면도 있어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협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재계 쪽에서는 29일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로 상황이 더욱 꼬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흐름이 형성되면서 그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지 않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야당이 강도 높은 대응을 천명하는 상황은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를 받게 될 주요 그룹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