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국 조계지(외국인이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리는 구역)에 문을 열었던 우리나라 두 번째 호텔인 '스튜어드호텔'의 표지석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인천시 홍보콘텐츠팀은 지역 향토사학자를 상대로 표지석 존재를 수소문한 끝에 최근 인천화교협회 회의청(중구 선린동 8) 앞마당에서 표지석을 찾았다.
대불호텔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서양식 호텔인 스튜어드호텔이 1888년께 건립된 점을 고려하면 표지석 역시 100년을 넘긴 유물로 보인다.
스튜어드호텔의 원래 자리는 중구 한중문화관에서 올라와 차이나타운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길목이다. 지금 본토(本土)라는 중국집이 있는 자리다. 표지석이 언제부터 인천화교협회에 있었는지는 협회도 알지 못한다.
스튜어드호텔은 개항 당시 한국을 방문했던 주요 인사들이 숙소로 이용하면서 더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rs)'(1897)의 저자 버드 비숍은 "이태호텔은 손님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호텔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 이 호텔은 중국인구역의 중심가 끝에 자리했지만 일본인 거류지의 중심거리도 한눈에 내려다 보였으므로 아주 생동감이 넘치는 위치였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튜어드호텔은 경인철도 개통 이후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조랑말과 가마 외에 다른 교통수단이 없어 서울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루 이틀 인천에 묵어야 했는데 경인철도의 개통으로 그럴 필요가 없어지면서 경영난에 부딪쳤고 결국 1940년대 폐업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인천화교역사에 관심 있는 관계자들은 스튜어드호텔 표지석이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화교협회 마당에 아무도 관심 없는 곳에 놓아둘 게 아니라 원래 자리에 놓아 역사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천시는 스튜어드호텔 표지석의 가치와 의미를 살리며 더욱 적절한 보존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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