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들 고용주 스케줄대로 움직이며 사적 대화까지 들어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고용주들의 스케줄대로 같이 움직이면서 그들의 사적인 대화까지 듣는 운전기사들은 비리 폭로자와 심복 그 경계선에 서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와 일했던 운전기사는 비리 폭로자가 된 경우다. 최씨의 운전기사 김모씨는 17년 동안 최씨 일가에서 일하며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그들을 지켜본 인물이다. 김씨는 최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처음 당선된 1998년 보궐선거와 2000년 16대 총선에서 박 후보 캠프에 최씨 일가의 뭉칫돈이 유입됐다"고 증언했다. 이 외에도 김씨는 "최씨가 전화로 '박 대통령이 아직도 공주인 줄 아나봐'라는 소리 했다"고 말하며 최씨 일가와 관련한 사사로운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박상은 전 새누리당 의원은 운전기사가 2014년 차에서 발견한 뭉칫돈 3000만원을 검찰에 넘기는 바람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반면 운전기사가 정치인의 심복이 된 경우도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전기사로 알려진 최영씨는 1988년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21년간 함께 했다. 최씨는 심지어 봉하마을로 이사하면서까지 단 한 차례도 노 전 대통령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2009년 노 전 대통령의 운구차도 최씨가 운전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운전기사 또한 1993년부터 22년 동안 김 전 대통령의 차를 운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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