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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 비리폭로자와 심복 그 경계선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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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들 고용주 스케줄대로 움직이며 사적 대화까지 들어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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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고용주들의 스케줄대로 같이 움직이면서 그들의 사적인 대화까지 듣는 운전기사들은 비리 폭로자와 심복 그 경계선에 서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와 일했던 운전기사는 비리 폭로자가 된 경우다. 최씨의 운전기사 김모씨는 17년 동안 최씨 일가에서 일하며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그들을 지켜본 인물이다. 김씨는 최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처음 당선된 1998년 보궐선거와 2000년 16대 총선에서 박 후보 캠프에 최씨 일가의 뭉칫돈이 유입됐다"고 증언했다. 이 외에도 김씨는 "최씨가 전화로 '박 대통령이 아직도 공주인 줄 아나봐'라는 소리 했다"고 말하며 최씨 일가와 관련한 사사로운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운전기사의 폭로에 발목이 잡혔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월 이 전 총리에게 현금 3000만원이 든 음료박스를 전달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과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하던 중이었다. 이에 이 전 총리의 운전기사는 그 둘의 만남을 기억한다고 밝혔고 궁지에 몰린 이 전 총리는 결국 총리직에서 사퇴해야만 했다.

이 외에도 박상은 전 새누리당 의원은 운전기사가 2014년 차에서 발견한 뭉칫돈 3000만원을 검찰에 넘기는 바람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반면 운전기사가 정치인의 심복이 된 경우도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전기사로 알려진 최영씨는 1988년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21년간 함께 했다. 최씨는 심지어 봉하마을로 이사하면서까지 단 한 차례도 노 전 대통령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2009년 노 전 대통령의 운구차도 최씨가 운전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운전기사 또한 1993년부터 22년 동안 김 전 대통령의 차를 운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세균 국회의장도 운전기사와 쌍용그룹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고 하는 등 정치인들과 운전기사는 아주 오랜 기간 깊은 관계를 맺는 사이"라며 "정치인 개인 특성상 운전기사에게 예의 없게 대하거나 금전적으로 틀어지면 운전기사가 해당 정치인의 비리를 폭로하는 일이 발생하지만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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