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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그 후]'유령'에서 '실체'가 된 지진 공포…갈 길 먼 대책

최종수정 2016.11.19 12:01 기사입력 2016.11.1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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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진방재 민관 합동 토론회 참관기...기초적인 학문·기술적 토대 안 갖춰져...정부 연말 발표 예정인 종합대책 실효성 우려돼

사진출처=japan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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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안전처 주최 '국가지진방재 민ㆍ관 합동 토론회'에 참석하고 난 뒤 든 소감이다. 정부는 9ㆍ12 경주 지진 이후 지진방재종합대책을 추진 중인데, 이에 필수적인 학술 연구ㆍ기술ㆍ정책 등의 토대가 갖춰지지 않아 실효성에 의심이 간다는 얘기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가한 전문가들은 지진이 우리나라에서 마치 '유령'처럼 누구도 실재적인 위협으로 여기지 않다가 경주 지진으로 상황이 변했다는 점에 공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간에게, 특히 우리나라에서 더욱 더 '미지의 영역'에 남아 있다는 점을 토로했다.

심지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진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알고 있는 이른바 '활성 단층'의 경우도 아직까지 체계적인 연구를 통한 정의ㆍ개념 조차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미국의 경우 과거 3만5000년 이내 1회 또는 50만년 이내에 2회 이상 운동한 단층, 중규모 이상의 계기 지진이 단층과 직접적인 연관을 충분히 보여줄 경우 등을 활동성 단층 분류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같은 기준으로 보면 '활동성 단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곳이 10곳 안팎에 그쳐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상태다.
김재관 서울대 교수는 기조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는 아직 활성단층 정의 및 조사 방법에 대한 체계가 미흡하고 학문적으로 분류되는 활성단층의 연대 구분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진 단층 연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우리나라 지진 단층은 지하에 숨어 있어서 연대 측정이 어려우며, 이로 인해 여진 등과 같은 작고 경미한 지진을 관측해서 지하 단층면을 식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진출처=japan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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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현재 기상청, 안전처, 미래창조과학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TF를 구성해 내년부터 진행될 활성단층대 연구 조사의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 중이다. 결국 아직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단층대'에 대한 정의조차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단층대 조사에 나서겠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3~4년 안에 마무리할 계획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능형 지진대응 시스템 개발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날 이상구 서울대학교 빅데이터 연구원 부원장은 "과학적 피해예측에 근거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빅데이터 기반의 예측, 통계적 추론, 인공지능을 활용한 차세대 재난 안전 정보 체계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남근 강남대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40년째 매년 1000억원을 투입해서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진의 피해 예측 모델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5년 이내에 어떻게 이런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원장은 "기존 자원과 시스템을 활용해 초기 프로토타입을 구축하고 이후 인공지능 및 고급 통계모델을 활용한 고도화, 시범적용을 통한 실용성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부의 건축물 내진 보강 작업에 대해서도 기술적인 난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광량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지진에 가장 취약한 건축물이 필로티(1층 기둥ㆍ주차장) 주택인데,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필로티식 다세대 주택이 있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기건축된 건물에 대해선 어떤 구조ㆍ자재로 만들어져 있는 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내진 성능 보강을 위한 비용ㆍ기술을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말 정부는 2020년까지 공공기관ㆍ주요건축물 내진 성능 보강 등 각종 지진 대책에 대한 로드맵이 담긴 지진방재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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