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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의 몸으로 쓰는 이야기] 거인의 어깨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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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 문화스포츠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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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작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음을 안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의 '중력 끌림'을 설명하는 물리학의 법칙이다. 뉴턴은 1687년에 발표한 논문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혹은 프린키피아(Principia)'에서 처음으로 이 법칙을 소개했다.

그는 우주의 모든 물체들 사이에는 인력이 작용하며 이 인력은 서로의 질량을 곱한 것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고 했다. 뉴턴은 이 법칙을 그의 운동의 제2법칙에 적용하여 행성의 가속도를 구했고, 그럼으로써 행성의 궤도가 타원형임을 증명했다. 중력은 행성의 진로 뿐 아니라 달의 세차 운동, 혜성의 운동, 은하수의 생성 및 빛의 굴절 등에도 적용되는 매우 일반적인 힘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였다. 뉴턴은 만유인력과 세 가지 운동 법칙을 사용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을 대부분 설명해냈다. 뉴턴의 제1 운동법칙은 '관성의 법칙', 제2 운동법칙은 '가속도의 법칙', 제3 운동법칙은 '작용ㆍ반작용의 법칙'이다.
천재들은 전공 분야를 초월해 전인적 성취를 실현하곤 한다. 뉴턴도 그러하다. 나는 그의 아포리즘을 통하여 천재의 내면을 엿본다. 그가 생의 막바지에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바닷가에서 노는 소년과 같았다. 가끔씩 보통 것보다 더 매끈한 돌이나 더 예쁜 조개껍데기를 찾고 즐거워하는 소년. 그러는 동안에도 내 앞에는 광대한 진리의 바다가 미지의 상태로 펼쳐져 있었다."

사과 한 알, 조개껍데기 하나로써 세상의 작동원리를 이해했다는 천재의 언어는 '거인의 어깨 위에 앉은 난쟁이'의 비유에서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른다.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뉴턴의 위대함과 겸손함을 동시에 드러내는 문장이다. 과학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은 '거인의 어깨 위에서'라는 책에서 뉴턴의 비유가 매우 오래된 인용문임을 밝혀 설명한다.

머튼에 따르면 뉴턴은 1651년 조지 허버트가 쓴 문장을 인용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는 거인보다 더 멀리 본다". 허버트는 로버트 버튼이 1621년에 쓴 비슷한 문장을, 버튼은 디에고 데 에스텔라를, 에스텔라는 1159년 존 솔즈베리를, 그리고 솔즈베리는 1130년 베르나르 사르트르를 인용했다고 한다. '거인의 어깨'란 뉴턴이 사용할 무렵에는 출처를 밝힐 필요도 없을 만큼 흔한 은유였을지 모른다. 천재의 아우라가 해묵은 은유에 생명을 불어 넣었으리라. 그러나 머튼은 "창조의 모든 영역이 광대한 연결 공동체를 이루므로 누구도 공로를 독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슈퍼스타가 공적을 독점하는 형상을 '마태오 효과(Matthew effect)'라고 했다. 마태오복음 25장 29절, "있는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2016년 겨울의 문턱에서 이 땅의 보통 사람들은 마태오 효과를 실감한다. 그 실감이 불길한 예감과 응어리를 간직한 채 전혀 다른 음성이 되어 우리의 귓가를 울린다.

문화스포츠 부국장 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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