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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밤새고 15시간 기다렸는데…" H&M·겐조 '광풍'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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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5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헤네스 앤 모리츠(H&M) 명동 눈스퀘어점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이 5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헤네스 앤 모리츠(H&M) 명동 눈스퀘어점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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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10분을 위해 15시간을 기다렸는데 아쉽네요."

3일 오전 6시 서울 중구 헤네스 앤 모리츠(H&M)명동 눈스퀘어점. 8시 개점까지 2시간이나 남았지만 겐조와 협업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길게 늘어섰다. 70여명의 사람들은 추워진 날씨에 담요를 덮고 간이의자에 앉아있는가 하면, 제품에 대한 기대감에 앞뒤 사람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선두그룹인 10여명은 텐트를 치고 전날부터 매장 앞에서 기다렸다. 같은 시간 압구정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올해는 중국인 등 외국인 고객이 전년보다 늘었다. 특히 중국인 고객 비중은 전체 대기인원의 30% 정도를 차지했다.
매장 개장 시간인 오전 8시가 다가오자 대기인원은 100여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H&M이 오전 9시부터 온라인몰에서도 동시 판매키로 해서 매장 앞에서 기다리는 소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급감했다. 지난해 오픈 전날 대기 고객 수만 800명이 넘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인원이다. 지난해 협업을 진행한 발맹 제품들은 이례적으로 일주일 전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품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희소성이 높은 차별화된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있는 한편 일상복으로 활용하기 난해한 디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겐조 협업 라인은 온라인몰을 포함해 명동 눈스퀘어점, 압구정점, 잠실 롯데월드몰점,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에서 판매됐다. 이번 제품은 겐조의 창립자인 다카다 겐조의 디자인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아 70~80년대 감성을 색상으로 세련되게 해석됐다. 가격은 재킷 10만~30만원대, 스웨트 셔츠 및 수웨터 8만~15만원대, 반팔티셔츠 4~5만원대 등이다. 이날 고객들은 30명씩 나눠 입장했다.

오전 8시10분 선두그룹에 속해 제품을 구매하고 나온 김 모씨(남·31)는 "가죽재킷, 가방, 티셔츠 등 100만원어치 구매했다"면서 "어제 저녁부터 기다렸는데 원하는 물품을 다 살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람들은 스웨트셔츠, 반팔 티셔츠, 가방, 가죽 재킷 등을 주로 구매했다.
5번째로 매장에서 나온 박 모씨 (남·28)는 "전날 오후 5시부터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살만한 제품이 없어 아쉽다"면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상의 위주로 30만원어치 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고객인 이 모씨(27·남)는 "겐조 협업제품에 대한 사람들 반응이 시큰둥하더니 올해 대기줄이 생각보다 짧았다"면서 "오픈 시간 1시간 전부터 기다렸는데 여자친구가 부탁한 제품도 구매했다"고 언급했다. 올해는 전문 리셀러 집단(한정판 물건을 집중 구매해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듯 했다.

H&M은 올해 한 명의 소비자가 제품별 한 아이템 혹은 한 사이즈를 선택해 최대 7개 아이템까지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환불은 1일 안에 가능하다.

H&M 관계자는 "올해부터 온라인몰에서도 협업제품을 판매해 고객들이 분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 물량을 따로 나눠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9시 오픈하기로 한 온라인몰은 접속자 수 폭주로 판매가 지연됐다. 온라인몰 오픈을 기다린 박 모씨(여·32)는 "회사 연차내기가 어려워 온라인몰에서 겐조 협업 제품을 구매하려 했는데 홈페이지에 계속 '다시 시도하라'는 메시지만 뜨고 있다"면서 "제품 품절로 한 개도 구입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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