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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경주를 찾아야 할 이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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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관광객은 줄줄이 예약을 취소하고 수학여행지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습니다.

가을철은 관광업계 최고의 호황기입니다. 한 철 장사로 일 년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업계가 거는 기대는 큽니다. 1994년 국내 최초 '관광특구'로 지정된 '천년고도' 경주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달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내륙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경주는 그야말로 상처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잦은 여진에 지진 트라우마도 심각하지만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더 곤혹스럽습니다.
관광성수기인데도 호텔, 콘도 등 숙박시설 예약 취소는 물론 신규 예약은 씨가 말랐습니다. 호텔과 콘도가 밀집한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선 관광버스 구경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진 발생 후 한 달 동안 수학여행을 예약했던 초ㆍ중ㆍ고교의 90%가 해약을 했습니다. 방문 관광객도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불국사와 석굴암, 고분군 등 경주 대표 관광 명소는 깊은 시름에 잠겨 있습니다. 식당들의 매출도 평소의 40%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가을철 손님이 오지 않는 건 장사를 한 지 40년 만에 처음" 이라는 한 자영업자의 볼멘소리가 틀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천년고도'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은 다양한 대책을 내놓으며 관광객 수요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입니다. 연일 경주를 찾아 대책회의와 지원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경주시도 지역 관광업계 등과 함께 '경주로 오이소' 현수막을 곳곳에 붙이고 관광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지원이나 예산 집행도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돌아선 관광객들의 발길을 다시 경주로 되돌리는 것이 더 급선무일 것입니다.

지난 2004년, 쓰나미가 관광대국인 태국을 덮쳤습니다. 전 세계에서 태국을 찾던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태국은 국가 위기상황에 처했습니다. 관광장관은 태국을 도와달라고 전 세계에 호소했습니다. 문제는 돈이나 물품의 도움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방문이었습니다. '안전하다' 며 예전처럼 여행을 와 달라는 간절한 부탁이었습니다.

쓰나미가 덮친 태국과 단순 비교하긴 그렇지만 지금 경주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물품이나 성금보다 '천년고도' 경주로 여행객이 찾아와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시름에 빠진 그들을 웃게 만드는 것입니다.

내주 24일부터 14일간 가을여행주간이 시작됩니다. 그간 보존 등의 이유로 접근을 통제했던 유적지, 문화시설, 생태보전지역 등 미개방지도 특별 개방한다고 합니다.

가을은 한 순간에 지나갑니다. 여행주간을 맞아 나들이 계획을 세워 봐도 좋을 듯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미개방지도 좋고 단풍 명소도 뭐든 좋습니다. 하지만 여행목적지 첫 줄에 '천년고도' 경주를 꼭 적어 놓으시기 바랍니다.

늘 지진을 끼고 사는 일본은 가면서 경주를 꺼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이제 답을 할 때 입니다. 올 가을 여행지는 '경주'라고 말입니다.

조용준 사진부장ㆍ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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