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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무심기는 과학이다

최종수정 2016.10.13 11:10 기사입력 2016.10.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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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산림청차장

김용하 산림청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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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을 하며 소득 창출을 고민하는 귀농ㆍ귀산촌인이 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선 편백나무와 황칠나무가 희망 수종 1순위로 상한가를 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편백과 황칠은 우리나라 기후대에선 제주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생육하고 있어 관련 지식 없이 이외의 지역에 이들 나무를 심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더욱이 나무심기의 성패는 식재한 후 2~30년이 경과했을 때 나타나므로 나무를 심는 시점의 생육환경과 목재시장에서 갖는 미래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적합한 수종을 심는 '적지적수(適地適樹)' 개념은 이미 삼국시대부터 전해져 온다. 서기 234년 능묘림(陵墓林)을 조성하고 서기 890년 특정 지역에 소나무와 뽕나무 등 식재를 권장한 것은 적지적수의 일례로 여겨진다. 또 일제강점기인 1929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종분포도인 '조선수목죽류분포도'가 작성됐으며 지역에 적합한 수종을 찾기 위해 남북한을 합쳐 388개소에 침엽수 75종과 활엽수 94종, 총 169종을 식재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도 1879년부터 대일본산림회보에 적지적수의 의미를 기록, 지형에 따른 조림수종을 선정토록 했는데 산정(산꼭대기)에는 소나무, 산복(산비탈)에는 편백, 습지에는 삼나무를 심도록 권장했다. 임업선진국인 핀란드는 '임업서비스 시스템'으로 지역별 산림생산능력 예측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목재군, 펄프재군, 자연보호지역 등 산지 특성에 맞는 구역별 분할지도를 제공해 산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학적 나무심기를 지원하기 위해 1974년부터 3년 주기로 전국적인 산림토양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기후대별 적수(適樹)를 선정하고 '임지생산능력 급수도'를 제작해 산림정책에 활용하는가 하면 2006년에는 나무 생육의 기초자료인 입지, 토양, 산악기상정보 등 12개 항목에 대한 분석과 현지조사로 입지 유형별 자람이 좋은 수종을 조사하고 지역의 산림부서, 임업인을 대상으로 한 선호수종 조사결과 등을 종합해 1대 2만5000 축척의 적지적수도(適地適樹圖)를 제작, 산림공간정보포털에 공개하고 있다.

 특히 정보의 정밀도가 낮다는 일각의 지적을 반영해 지난해부터는 필지 단위의 정밀한 조림수종 컨설팅이 가능하도록 입지, 토양, 기후, 미래가치 등 27개 항목을 종합 분석한 1대 5000 축척의 '맞춤형 조림지도'를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구축하고 2020년을 즈음해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의 산과 나무는 우리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심고 가꿔 조성된 국내 자산이다. 같은 이치로 우리가 만약 당장의 이익에 급급해 토양에 맞지 않는 나무를 심는다면 내 자녀와 손자ㆍ손녀 등 후세에 근심거리를 물려주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필자는 나무심기가 하나의 과학적 활동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토양과 기후, 미래가치 분석 등에 맞춰 작성된 '맞춤형 조림지도'를 활용해 미래를 풍요롭게 설계할 것을 권하고자 한다.

 물론 비전문가인 산림 소유자가 내 산에 적합한 수종을 선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보다 편리한 산주와 임업인 컨설팅을 위해 한국임업진흥원이 구축한 '산림정보다드림(林) 시스템'을 참고해 소유한 산림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단기소득 임산물 재배정보를 포함한 적지적수 정보를 제공받아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함께 권하고 싶다.

 김용하 산림청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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