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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1400억원 손실…국민연금의 '자승자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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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지난해 주식대여 수수료 수입 190억원
3년 전부터 한미약품 주식 91억원어치 대여
공매도로 흥하다 되레 당한 꼴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국민연금이 한미약품 늑장공시로 약 140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그동안 한미약품 주식을 공매도 주체에게 대여해줘 큰 수익을 올려왔다는 점에서 '자승자박'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30일 한미약품 보유주식 17만1210주를 매도했다. 종가 기준으로 약 870억원 규모다. 이날은 한미약품이 오전 9시29분께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올무티닙'의 개발이 중단됐다고 발표한 날이다. 특히 이날 기관의 한미약품 순매도 물량이 총 35만9933주였는데 국민연금 매도 물량은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7.57%였다. 사실상 국민연금이 한미약품 늑장공시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는 결과다.

당시 한미약품 주가는 18% 하락 마감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하루에만 약 1021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이후에도 한미약품 주가는 전날까지 11% 넘게 내렸고 국민연금이 보유한 나머지 한미약품 지분(74만1202주)도 약 378억원의 추가 손실을 입었다. 3거래일 만에 국민 돈 약 140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최근 한미약품의 주가를 이토록 끌어내린 주체는 공매도 세력이다.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공매도 거래량은 10만4327주로 전날(7658주)의 13배가 넘었다. 특히 악재성 공시가 나오기 전 28분 동안 발생한 공매도량이 이의 절반(5만471주)에 달한다. 현재 금융당국이 내부정보 유출 가능성을 놓고 수사하는 이유다. 한미약품엔 이후 이틀 간 각각 5만5632주, 3만1147주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이는 9월 일평균 공매도량(1만1628주)을 훨씬 뛰어넘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연금은 한미약품에 대한 공매도를 양산한 핵심 주체다. 국민연금은 2013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제약ㆍ바이오 업종 53개 종목에 대해 시가 629억원(118만5806주)의 주식을 대여해 투자자로부터 총 64억8838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한미약품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식 대여금은 91억원으로 LG생명과학(123억원) 다음으로 컸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총 6979억원 규모의 주식을 대여해 19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즉 그동안 국민연금이 대량의 한미약품 주식을 공매도 주체에게 대여해줘서 쏠쏠한 수익을 거둬왔지만 최근 3거래일 동안엔 되레 이들에 당한 꼴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기관 등 공매도 세력 중 일부가 국민연금으로부터 한미약품 주식을 빌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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