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부터 한미약품 주식 91억원어치 대여
공매도로 흥하다 되레 당한 꼴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국민연금이 한미약품 늑장공시로 약 140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그동안 한미약품 주식을 공매도 주체에게 대여해줘 큰 수익을 올려왔다는 점에서 '자승자박'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당시 한미약품 주가는 18% 하락 마감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하루에만 약 1021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이후에도 한미약품 주가는 전날까지 11% 넘게 내렸고 국민연금이 보유한 나머지 한미약품 지분(74만1202주)도 약 378억원의 추가 손실을 입었다. 3거래일 만에 국민 돈 약 140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최근 한미약품의 주가를 이토록 끌어내린 주체는 공매도 세력이다.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공매도 거래량은 10만4327주로 전날(7658주)의 13배가 넘었다. 특히 악재성 공시가 나오기 전 28분 동안 발생한 공매도량이 이의 절반(5만471주)에 달한다. 현재 금융당국이 내부정보 유출 가능성을 놓고 수사하는 이유다. 한미약품엔 이후 이틀 간 각각 5만5632주, 3만1147주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이는 9월 일평균 공매도량(1만1628주)을 훨씬 뛰어넘는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기관 등 공매도 세력 중 일부가 국민연금으로부터 한미약품 주식을 빌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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