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차(茶)를 통해 너와 내가 하나 되는 '깨달음'의 경지를 느껴보자.
예술의전당은 초의선사(草衣禪師·1786~1866) 열반 150주년을 기념해 '한국서예사특별전'으로 '초의선사-바라밀 다(波羅蜜 茶)'전을 내달 6일까지 서울서예박물관 3층 역사상설실에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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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초의와 관련한 희귀 유물 70여점을 공개한다. '다산사경첩'(보물1683-1호)을 비롯해 '문수보살도'(범어서성보박물관 소장), '죽로지실'(竹爐之室·호암미술관 소장), '전다삼매'(煎茶三昧·남농미술관 소장), 그의 유품인 차 주전자 '흑유'(黑釉·개인소장) 등이 그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동국 부장은 "이번 전시는 불교적 색채가 짙다. 하지만 불교는 당시 종교 이전에 하나의 문화현상이었다. 불교를 빼놓고 우리 문화를 이야기할 수 없다. 이보다 '바라밀 다' 즉 선과 다, 시서화(詩書畵)가 하나라는 입장에서 초의사상과 문예세계를 유기적으로 조명하고자 했다. 바라밀 다의 '다'는 원래 '많을 다(多)'지만 '차 다'(茶) 자로 살짝 비틀어보았다"고 설명했다.
이동국 부장은 "정약용은 서학을 연구한 죄로 1801년 강진에 유배를 오면서 이미 차에 정통했다. 정약용과 초의는 24살 차이가 나는 사제관계로 1809년부터 초의에게 시와 유학을 가르쳤다. 차 역시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초의가 정약용에게 차를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 반대다. 초의는 유학자인 김정희와 동갑내기로 71세 작고하기까지 서로의 작품 활동에 영향을 끼쳤다"라고 했다.
이번 전시는 초의의 존재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차를 통해 바라밀을 실천한 초의는 예술 문화와 사상을 관통한다. 빈부격차, 세대간 등 여러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날 현대인에게 시사점을 던진다.
한편 이번 전시는 부대행사로 해남 부루다원을 비롯한 야생차 전문다원 15곳, 한승원(소설가), 여연스님, 정병삼 교수(숙명여대) 등의 강사진과 함께 차를 나누는 뜻 깊은 시간도 마련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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