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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로 소통하면 세상이 순수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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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란 샤로수길 골목시화전 추진위원회위원장의 꿈

[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시(詩)로 소통하면 세상이 참으로 순수해질 것입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제5회 샤로수길곡목시화전을 준비하고 있는 김향란(53) 추진위원장의 꿈이다. 샤로수길은 지하철 2호선 서울대 입구역 2번출구부터 서울대후문까지 이어지는 관악로 14길을 말한다. 서울대 정문에 있는 상징물의 별칭인 '샤'와 서울의 인기 상권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합성어라고 한다.
김향란 샤로수길 골목시화전 추진위원회 위원장

김향란 샤로수길 골목시화전 추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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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서울대와 중앙대, 숭실대 등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인 데다 젊은 장사꾼들의 특색 있는 가게들이 죽 늘어선 길이다. 서울대생 등이 공연하는 인디밴드 라이브 공연장과 재즈카페 등도 적지 않게 들어서 있다. 김 위원장도 하우스 맥주점 사장이다. 김 사장의 가게 '컵스'는 그 맥주 맛이 알음알음으로 알려져 서울대 교수와 재즈 아티스트,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아지트가 됐다.

김 위원장과 샤로수길 상인, 그리고 동네 주민들이 행사비를 마련해 여는 시화전은 올해로 5회째.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골목예술제를 하시던 분이 이사를 가면서 예술제 또한 그곳으로 옮겨가는 것이 안타까워 직접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샤로수길도 서울 혜화동처럼 문화와 문학이 어우러진다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983년부터 봉천동에 살아 봉천동 토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샤로수길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김 위원장의 꿈대로 이번 시화전의 주제는 '일상으로 들어온 시(Poetry in Daily Life)'이다. 다음 달 7일부터 사흘간 샤로수길 동쪽, 인헌초등학교 정문 맞은편 골목길에서 열리는 시화전에는 이 주제를 반영한 시 동호회 '풀치' 회원의 시와 지역 화가들의 그림과 사진가들의 '길고양이' 사진이 전시된다. 도예가들의 도자기 소품들의 판매도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특히 9일에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초 문을 연 가게에서 시 낭송회도 열린다.

시화전에는 매년 30여편의 시와 그림, 공예품 등이 전시돼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샤로수길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는 더 많은 작품이 출품되고 관람객도 많을 것으로 김 위원장은 기대하고 있다.

시화전에 출품될 시는 김 위원장이 활동하는 시동아리 '풀치'의 회원들의 작품과 일반인들의 자작시다. 자작시와 작품을 출품하고 싶으면 행사 전날까지 제출하면 된다.

김 위원장은 딸이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연 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2011년 '풀치'라는 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음악사업을 담당했을 만큼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그는 재즈 공연기획사 뮤지컬 파크의 대표이기도 하다. 부군이 유명한 재즈아티스트 론 브랜튼이다.

김 위원장은 "풀치는 새끼 갈치를 이르는 말로 알려져 있다"면서 "그러나 저의 시동아리 풀치는 제 고향인 전남 강진군과 이웃한 영암군의 경계가 되는 고개길의 이름"이라고 소개했다. 고향의 정취가 듬뿍 묻은 동아리는 언론인 출신 김재천 시인이 지도하고 있다. 현재 10여명의 회원이 꾸준히 시작활동을 하고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도 젠트리피케인션을 염려한다. 샤로수길이 인기를 얻을 경우 임대료가 상승해 상권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한 상인들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김 위원장은 "33년째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으로서, 민간 주도의 행사를 열어 지역 예술과 문학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골목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행사를 계속하다 보면 주민들의 문화의식에도 변화가 올 것이고 동네에 대한 자부심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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