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실적, 최대호황 2011년의 70%…영업이익 7조 시대 예고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9월 들어 정제마진이 오르면서 정유 4사가 올해 실적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업계의 최대 호황기는 2011년이었다. 당시 4사의 영업이익은 모두 합쳐 6조8595억원이었다. 정유사들은 지난 1ㆍ2분기에만 2011년의 70%에 달하는 실적을 거뒀다. 이 흐름대로라면 올해 영업이익 7조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정제마진이 휘청거렸던 이유는 공급과잉 때문이었다. 원유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미국ㆍ인도에서 휘발유ㆍ경유 소비가 늘면서 정제 마진이 오르자 각국 정유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렸다. 그런데 9월 들어 중국과 미국의 주요 정유사들이 정기보수를 시작해 공장을 세우면서 공급이 부족해 정제마진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이윤희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도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예년에 비해 가을철 정기보수 규모가 클 것"이라며 "우리의 정제마진은 개선될 것이라 가동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겨울철은 발전용ㆍ난방용 휘발유와 경유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라는 점도 호재다.
정유사가 생산하는 석유화학 제품 중 특히 파라자일렌(PX)의 선전이 눈에 띈다. 파라자일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PX 스프레드'는 9월 첫째 주 t당 420달러를 기록했다. 7~8월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t당 378~406달러 사이를 오갔던 2분기 보다도 더 올랐다. 정유업계는 3분기에도 파라자일렌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라자일렌 역시 해외 석유화학 업체가 가동을 중단하거나 증설 계획을 미루는 바람에 공급이 부족해 높은 마진을 유지하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증권업계에서 예측한 수치를 보면 올해 SK이노베이션만 3조 6700억, 에쓰오일이 1조 9560억, GS칼텍스가 1조 9520억으로,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3사만 해도 총 7조5780억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며 "유가만 급락하지 않은 한 최대 실적 달성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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