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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의 상호작용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최종수정 2016.09.18 15:37 기사입력 2016.09.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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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의 상호작용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가상현실’이란 무엇인가? 현실의 모습을 기계를 통해 들여다보는 것일까? 유토피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일까? 이렇듯 예술과 과학은 어느 순간부터 경계가 모호해져 기준이 사라진지 오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가상현실’ 전시는 현대사회의 중요한 화두인 가상현실에서 시작한다. 보통 과학실에서 다루는 주제를 미술관으로 옮겨놓았다. 딱딱한 과학을 주제로 익숙하고 친근한 동화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제목과 연결 지었다. 현실에서 가상의 터널을 지나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환경을 구성해 마치 앨리스가 가상공간에 진입하면서 겪는 익숙하지만 낯선 공간을 구현하고자 한다. 일상이 가상이 되고 가상은 다시 일상이 되는 반복적인 현상에서 오는 상호 작용성을 보여준다.

전시공간을 IN-SIDE-OUT으로 분할해 개별 작가 고유의 작업을 보여줌과 동시에 서로의 작품이 연결되어 이루어 낸 색다른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 내달 16일까지 서울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열린다.

▲INside out=현실에서 가상공간으로 진입하면서 가상현실은 예술 공간 안에서 새로운 수용매개체가 된다. 평면의 아날로그적인 이미지마저 특별한 조작과 변형 없이도 낯선 환경 안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해내고 다른 시각으로 구현된다. 즉, 가상현실은 같은 공간 안에서 수용방식에 따라 각자에게 다른 환경으로 다가온다.

작가 홍범은 현존하는 공간과 작가가 만들어 낸 가상의 공간을 함께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5개의 방(2016)’에서 그려지는 공간은 인식 속에 항상 존재하는 원형의 공간들을 실현화한 작업이다. 관람객들은 ‘5개의 방’에 들어서면 첫 번째로 마주하는 작은 다섯 대의 TV 화면 안에 갇혀있는 아날로그적인 시각 공간에 직접 들어온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된다.
문준용은 그림자가 빛의 각도에 따라 왜곡된 실루엣을 보여주며 그로부터 종종 판타지가 생겨나는 사실을 기반으로 작업을 구현한다. ‘확장된 그림자(2016)’는 이러한 장치의 그림자들이 사실적인 물리법칙에 따라 큐브의 바로 밑에 빛의 각도에 맞춰 투영된다. 하지만 그 형태는 큐브가 아닌 그림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으로 변하며 다른 여러 상상의 생물체들과 상호 공존한다.

▲inside OUT=가상의 공간에서 현실로 복귀하는 공간(OUT)으로 눈에 아련한 잔상을 느낄 수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관람자의 참여를 통한 열린 구조를 지향한다. 오히려 관람자의 개입으로 완성되는 예술의 형태다.

작가 오민은 통제를 향한 인간의 본능적인 열망을 미디어를 통해 보여준다. 통제를 통해 혼돈은 질서로 소음은 음악으로 두려움은 안정감으로 전환된다. ‘딸(2016)’은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공간과 물건들의 관계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러나 여전히 통제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의 답을 보여주지 않는다. 복잡한 구조 속에서 두려움과 안정감은 공존한다.

파블로 발부에나는 영상을 설치해 현실 공간을 왜곡한다. 그는 다양한 가상적 공간변형을 통해 확장된 공간 개념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작업한 ‘site-specific work(2016)'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부분적인 공간에 맞도록 섬세하게 프로그래밍한 영상을 비춰 딱딱한 공간이 저절로 확장되고 줄어들고 변형하는 듯한 착시를 가져온다.

카리나 스미글라-보빈스키는 신체의 감각이 어떤 공간 안에서 최대한 발휘되도록 이끌어낸다. ‘ADA(2016)’는 아날로그를 기반으로 한 움직이는 조각으로 처음에는 위, 아래 끝없는 하얀 공간에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불안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차콜(charcoal)이 달려있는 풍선과 관람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벽면의 색이 변하면서 끝없던 공간은 유한성을 지니게 된다.

원성원은 현실과 공상이 뒤섞인 독특하고 섬세한 사진 콜라쥬 작업을 보여준다. 작가는 일일이 공간과 대상을 촬영한 후 섬세하게 중첩시켜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7살(2010)’ 시리즈는 엄마의 부재로 인한 삶의 변화에 당황했던 7살 어린 시절 작가의 여정을 담았다. 작품 속 공간은 현실에서 얻어졌지만, 작가의 시각으로 재창조된 현실에서 존재하는 동네나 지역은 가상의 장소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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