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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지만…귀향 못한 위안부 할머니들

최종수정 2016.09.15 12:45 기사입력 2016.09.1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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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하루 앞둔 14일 수요집회 열려…김복동 할머니 "정부가 할머니들 팔아먹었다"

추석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김복동(91) 할머니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백소아 기자)

추석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김복동(91) 할머니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백소아 기자)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사죄만을 바라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1) 할머니는 일본정부 돈을 받아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한 박근혜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김 할머니는 "역사를 판 돈으로 재단을 만들었다"며 "돈을 탐해서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이기 때문에 (싸움을) 하고 있다. 일본에게 확실하게 사과를 받기 전까지는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추석을 하루 앞둔 14일 정오,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제 1248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추석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200여명의 시민들이 12.28 한일합의 무효를 주장하며 일본정부의 공식사과와 법적배상을 요구했다.

이날 시위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와 길원옥 할머니, 정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12.28 한일합의로 10억엔을 받은 한국정부를 비판하며 일본정부의 사과를 끝까지 받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화해와 치유의 이름을 내건 재단이 피해자들에게 폭력과 상처를 조장하고 있다"며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배상을 거부하고 있음에도 (여성가족부가) 가족들을 이용해 할머니들의 사법적 정의를 꺾으려는 것을 가만히 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는 10월을 일본군 성노예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와기억재단이 동행하는 달로 선포한다"며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이 회복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도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8명이며 현재 40명만 생존해 있다. 화해치유재단은 지난 1일 일본정부가 10억엔을 송금하자 10월까지 생존피해자에게는 1억원, 사망피해자에게는 2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석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 어린아이가 앉아있다.(사진=백소아 기자)

추석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 어린아이가 앉아있다.(사진=백소아 기자)



이날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도 자유발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해결을 위한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LA에서 뉴욕까지 미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한 김태우(24)씨는 "생각만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며 "위안부 문제는 행동하며 내는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큰 목소리가 될 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대륙 횡단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은 5명이라며 다들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에서 9월까지 세월호, 위안부 수요집회 등 거리에서 수련생활을 보냈다던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수련자 수녀는 "평화는 침묵 속에 오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정의를 향해 조금이라고 움직일 때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여기 있는 모두가 평화"라고 말했다.

빨간색 꽃무늬 한복을 입고 집회에 참여한 초등학교 6학년 최유리양 역시 "할머니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울먹여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소원을 적은 보름달을 김복동 할머니와 길원옥 할머니가 바라보고 있다.(사진=백소아 기자)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소원을 적은 보름달을 김복동 할머니와 길원옥 할머니가 바라보고 있다.(사진=백소아 기자)



'한일 '위안부'합의 폐기!소녀상 철거반대! 대학생행동'의 한연지(24)씨는 "한일 위안부 폐기를 위한 30일 집중행동에 돌입했다"며 "10월 1일 토요집중행동까지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피켓시위 등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부터 받아온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해임 촉구 서명은 일주일 만에 약 5000개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7일 라오스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성실한 12.28 한일합의 이행을 밝힌 바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양국의 위안부 합의 이행을 강조하며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 철거문제를 언급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소녀상을 직접 언급하진 않고 "합의의 성실한 이행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추석을 맞아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이벤트도 있었다. 시민들은 보름달이 그려진 종이판 위에 소원을 적었다. 소원을 빈 이들은 여럿이었지만 보름달에 빈 소원을 하나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정부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는 것, 그것이 시민들이 빈 단 하나의 소원이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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