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없던 카테고리 제품 만들려 직접 참치 명장 '캐스팅'도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냉동실에 들어간 걸 얼마나 버리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가장 많았죠. 주로 육류, 생선류 같은 고가 식품을 냉동 보관하는데 막상 꺼내보니 상해있어서 버리기 아깝다는 얘기도 많았구요."
LG전자 가 초저온 가정용 냉동고를 만들게 된 배경이다. 지난 7월 출시된 LG전자의 가정용 초저온 냉동고는 상업용 냉동고와 같이 영하 60도까지 급속 냉동할 수 있으면서 소음은 크게 줄었다. 영하 25도부터 영하 60도까지 5도 단위로 냉동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냉동고 내부에 강화 유리문을 하나 더 적용해 문을 열지 않고도 식재료를 확인할 수 있다.
가정용 초저온 냉동고라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최고 기준에 맞춰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용주 냉장고선행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처음 준비하는 제품이다보니 가장 보관하기 어려운 식재료인 참치를 오래,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개발팀은 어느 제품 개발 프로젝트 때보다 현장을 많이 뛰어다녔다. 참고할 만한 기존 제품이 없는 만큼 상업용 냉동고 소비자를 통해서 냉동고 실 사용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회식장소에서 즉석에서 참치회 명장을 '캐스팅'해 연구소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가정용 초저온 냉동고가 없다보니 상업용 냉동고를 많이 사용하는 참치전문점을 방문해 실제 냉동고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난관은 '소음'이었다. 기존 상업용 냉장고의 작동 소음은 50데시벨로 층간 소음 중량 충격 기준에 해당했다. 소음은 줄이면서 상업용 냉동고 수준의 성능을 내야 했다. 개발팀은 프로젝트가 진행됐던 1년8개월 중 혼합냉매 개발에만 1년을 매달렸다. 그 결과 소음은 최대 10데시벨ㆍ전기료는 15%가량 낮출 수 있었다. 향후 가정용 초저온 냉동고를 만들기 위한 혼합냉매ㆍ이원 냉동 사이클 특허도 냈다.
국내 냉동고 시장은 연간 10만대 수준으로 양문형 냉장고의 10분의 1 정도다. LG전자 냉장고사업부장 박영일 부사장은 "고객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면서 성능은 차별화한 제품으로 냉동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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