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요즘은 동서양을 가릴 것도 없지만)에서 중지를 들어 올리는 행동은 아주 '쌍욕'이다. 현장에 있었던 시위대는 물론이고 뉴스를 본 독일이 조용했을 리 없다. 미디어에서는 '신나치주의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브리엘 부총리는 "두 손으로 욕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only mistake was not using both hands)"고 한 술 더 떴다. 쌍욕을 쌍으로 즉 '쌍쌍욕'으로 하지 못해 후회된다는 얘기다.
중지와 주먹손과 팔은 신문에 그대로 쓰기 다소 거북한 남성 신체의 일부를 표현한다. 하지만 중지는 그렇게 쓰는 법이 아니다. 하나 가르쳐 주겠다. 인터넷에서 찾았으나 저작권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먼저, 손을 펴서 손바닥과 손가락을 맞대자. 그런 상태에서 각각의 손가락을 하나씩 떼어 보라. 잘 떨어질 것이다. 자, 다음은 중지를 구부려 첫 번째 마디와 두 번째 마디 사이를 맞댄 채 남은 손가락 끝을 맞대 보라. 그 다음 엄지를 떼어 보라. 잘 떨어진다. 검지를 떼어 보라. 잘 떨어진다. 새끼손가락(소지)을 떼어 보라. 잘 떨어진다. 그런데 무명지(약지)는? 이걸 떼는 사람 많지 않다. 거의 없다.
다시 말하거니와 중지는 곧 '나'다. 당신의 몸뚱이 전체를 생식기라고 생각한다면 모를까, 이걸 갖고 욕하는 데 써서야 되겠는가. 맑은 사람에게는 생식기조차 거룩한 법이니 생명의 도구요 통로가 아닌가. 불결한 자들은 이것으로 남을 욕보이고 폭행하며 더럽힌다. 이런 자들에게는 국고를 들여 전자발찌를 선물할 것이 아니라 거세 서비스를 해줘야 마땅하다. 물론 처리 비용을 청구하고 '비포(Before)와 '애프터(After)' 또한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허진석 문화스포츠 부국장 huhb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