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개원식 개회사를 통해 "국회의장을 영어로 ‘Speaker’라고 한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Speaker로서 쓴 소리를 하겠다"고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정 의장은 "최근 우병우 민정수석과 관련한 논란은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라면서 "국민의 공복(公僕)인 고위공직자가,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자리는 티끌만한 허물도 태산처럼 관리해야 하는 자리인데, 그 당사자가,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고 비판했다.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정 의장은 "북핵문제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제재와 남북 긴장상태 고조, 그리고 이에 맞선 북한의 지속적인 무력시위로 동북아 전체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북핵문제와 관련해) 직접 당사국으로서 우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최근 사드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사드배치의 불가피성을 떠나서 우리 내부에서의 소통이 전혀 없었다"면서 "그로 인한 주변국과의 관계변화 또한 깊이 고려한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북한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응분의 제재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도 "지금과 같이 남북이 극단으로 치닫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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